Page 56 - 대한사랑 2025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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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말선초 충신열전 1)
황혼의 제국, 몽골과 고려
아시아와 유럽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했던 원(元) 제국
고 (몽골)은 1세기 가량 집권 후 14세기 후반 들어 급속도로
그 려 쇠약해졌다. 특유의 야성은 온데간데 없고, 소수 몽골족
리 에 으로 한족(漢族)을 비롯한 수많은 민족을 지배하고 아우
르는 탈민족적 통치 이념을 제시하지 못했다. 내부에서
고 서 는 잇따른 왕위 계승 투쟁이 일어났고 라마교에 지나치
게 빠져 흥청거리는 동시에 대신들은 권력투쟁에 혈안이
되었다. 그 사이 중원 대륙 남방에서 시작된 반란은 천하
두 조 를 혼란에 빠지게 했다. 원 제국에 의해 유지된 동아시아
문 선 의 절대적인 힘은 진공상태가 되어 말 그대로 천하 대란,
혼돈의 시절이었다.
기나긴 대몽항쟁과 두 차례의 일본 원정을 겪은 고려
동 으 는 글자 그대로 껍데기만 남았다. 천자국에서 제후국으
로, 로 강등되었고, 원의 내정간섭을 받았다. 관리들은 원나
7 라에 충성하기에 바빴고, 심지어 고려를 원나라의 지배
를 받는 성으로 편입하자는 소위 입성책동(立省策動)이 간
2 신인 오잠(吳潛)과 류청신(柳淸臣) 등에 의해 전개되기도 했
다. 부원 권문세족은 고려의 정치, 경제력을 손아귀에 쥐
현 고 민생을 살피지 않아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지기 시
작했다.
고려의 마지막 불꽃이 지다. 공민왕 개혁 실패
당시 원 조정은 한족 반란군인 홍건적(紅巾賊)을 감당할
수 없자 고려에 원군을 청하였는데, 공민왕은 최영 등을
원군으로 파견했다. 반란을 진압한 후 귀환한 이들의 보
고를 통해 정세를 파악한 공민왕은 반원 개혁 정치를 실
시하였다. 부원 세력인 기황후의 일족으로 권문세족의
수장으로 권세를 누리던 기철과 그 일당을 숙청하고, 내
글. 이해영 기자
정간섭 기구인 정동행성이문소를 혁파하였으며, 13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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