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대한사랑 12월호

2024. 12

시아버지 동농(東農) 김가진(金嘉鎭) : 유일한 대한제국 대신 출신의 독립운동가

정정화의 시아버지 김가진은 조선 말 세도 집권기를 연 신(新) 안동 김씨 출신

이다. 그러나 서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갑신정변 이후 적서 차별이 철폐된 후에야
급제하여 여러 관직을 역임하였고, 독립협회에도 주도적으로 참가하였다. 독립

문 글씨도 그가 쓴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화려한 관직 경력 때문인지 1910년 국
권피탈 때 일제에 의해 남작 작위를 받았다.
이후 그의 행적은 일제에 설설 기며 호의호식한 다른 조선 귀족과는 달랐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제2의 독립 만세 시위를 기획한 조선 민족 대동단의
총재로 추대되었고, 그해 10월 의친왕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는 상하이로 몰

래 망명시키려고 준비했다가 중간에 발각되었다. 이에 아들 김의한과 함께 상하
이로 망명해서 임정에 합류했다. 이후 임정과 김좌진이 지휘하는 북로군정서 고

문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의 나이 74세로 평생 호의호식할 기회를 스스로 내다 버리고 독립운동

에 참여했다. 당시 대한제국 고위 관료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이는 그가 유일하
다. 그는 조선과 대한 황제에게 충직했던 유신(遺臣)이었음에도 왕조 복벽을 주장
하지 않고, 민국(民國)의 일원임을 자처했으며, 평생 외교관으로 살아왔음에도 외

교론보다는 무장 투쟁의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유연성과 과감함이 빛났다. 조선
총독부가 그를 회유하고자 했으나 이를 거절하였고, 1922년에 상하이에서 세상

을 떠났다. 묘소는 상하이의 만국공묘(萬國公墓)에 있었다고 추정한다. 이곳에 신
규식, 박은식 등의 독립운동가들도 장례를 지냈다. 따로 묘지석을 비롯한 표시
가 없어서 유해를 찾을 수는 없다.

김구 선생의 비서를 지낸 남편 성엄(誠广) 김의한

김의한(金毅漢, 1900년 1월 8일~1964년 10월 9일)은 대한제국 대신 김가진의 아들로
1919년 3.1혁명 후 아버지가 총재였던 비밀결사 조선민족대동단(朝鮮民族大同團)의

조직에 가담하여 활동하다가 부친과 함께 중국 상하이에 있던 임정으로 망명하
여 활동하였다.

1932년 윤봉길 의거 이후 임정이 항저우로 이전할 때 이동녕, 김구 등과 함께
피신하여 임정 선전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김의한, 정정화 부부는 중국인들과

59

대한사랑_12월_본문.indd 59 2024-11-26 오전 11:5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