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대한사랑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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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제, 대륙에서 건국되다.



                                                글. 안병우(충북대학교 교수)





                      지난 호에서는 백제가 서기전 31년에 소서노가 건국하였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소서노가 백제를 최초로 건국한 곳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백제의 최초 건국지
                      1) 건국지의 조건

                        『태백일사』는 이처럼 백제는 소서노가 서기전 31년에 처음 건국한 나라임을
                      밝혀주고 있다. 그럼 백제의 건국지는 어디일까? “패대의 땅이 기름지고 물자가

                      풍부하다는 말을 듣고, 남쪽으로 달려가 진번 사이에 있는 바다 가까운 외진 땅
                      에 이르렀다.”, “남으로 대수에 이르고 동으로 큰 바다에 닿는, 5백 리 되는 땅”이

                      바로 그것이다. 키워드는 ‘패대의 땅’, ‘진번 사이의 땅’, ‘남으로 대수가 흐르는
                      땅’이다. ‘패대의 땅’은 패수와 대수가 지나가는 곳 혹은 패수와 대수에서 멀지

                      않은 곳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고, 남으로 대수가 흐르는 땅과 같은 곳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패수와 대수가 흐르는 곳이 곧 진번 사이의 땅이 되는 것이다.
                      『삼국사기』 비류시조설에서 비류와 온조가 “패수와 대수를 건넜다”고 했는데,

                      대수가 흐르는 땅을 대방이라고 본다면 백제 시조가 동명의 후손인 구태라는 설
                      을 전한 『수서』와 『북사』 〈백제전〉에서 말한 대방고지(帶方故地)도 결국 같은 곳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진번사이(진번지간)에 있는 바다 가까운 외진 땅’은
                      대방고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2) 진번사이의 땅(진번지간)
                        ‘진번 사이의 땅’은 진조선과 번조선의 사이라는 의미인데, 진번이라는 특정

                      지명이 있는 것처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진번에 대한 최초 기록은 사마천(서
                      기전 145년~서기전 86년)의 『사기』 〈조선열전〉이다. 그리고 진번은 한사군의 하나로

                      널리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사마천은 〈조선열전〉에서 한무제가 위만의 손자 우
                      거 정권을 멸하고 그곳에 사군(四郡)을 두었다고 했다. 그런데 반고(서기 32년~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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