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월간 대한사랑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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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사를 받는다. 백제 공예의 진수(眞髓)라 악기를 연주하거나 명상에 잠기기도 하고,
는 찬사가 지나치지 않다. 그에 담긴 우주 낚시 또는 수렵을 하거나 머리를 감기도
관⋅자연관⋅종교관 등 조형적 배경은 실 한다. 이 밖에도 인면조신상(人面鳥身像), 인
로 백제 인문정신의 총화(叢花)라 할 수 있 면수신상(人面獸身像) 등 여러 길짐승과 날짐
다. 승,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호랑이⋅사슴⋅
길이 64㎝가량인 이 향로는 크게 뚜껑 원숭이⋅멧돼지, 그리고 당시 백제에서 볼
부분과 몸통 부분, 받침 부분으로 나뉜다. 수 없었던 코끼리⋅악어 등 모두 42마리의
뚜껑 위에는 힘차게 날갯짓하는 천계, 아 동물들이 ‘각기 제자리를 얻어(各得其所)’ 삶
니 천계의 형상을 한 봉황을, 몸통 아래 받 을 만끽하는 형상이다.
침 부분에는 바다를 상징하는 역동적인 몸통 부분에는 활짝 핀 연꽃이 장식되
모습의 용틀임을 만들어 음양의 세계를 었다. 연꽃잎에는 신선, 그리고 날개 달린
표현하였다. 뚜껑에는 수십 개의 산봉우리 물고기를 비롯한 수중생물들, 물가에서
가 열 지어 있고 심산유곡(深山幽谷)이 펼쳐 많이 볼 수 있는 사슴과 학 등을 새겨 놓
져 있다. 백제 산경문전(山景文塼)에 보이는 았다. 연꽃을 통해 화생만물(化生萬物)의 이
산들을 입체화하여 옮겨놓은 듯하다. 치를 형상화한 듯하다. ‘연화화생(蓮花化生)’
또 뚜껑 부분에는 산과 폭포와 시냇물 이라는 불교의 생성관(生成觀)을 엿볼 수 있
사이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신선들이 다. 불교에서 중시하는 연꽃은 예부터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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