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월간 대한사랑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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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력이 있을 것 같다. 는 듯한 가무상(歌舞像)으로 그려졌다. 비
현재 전하는 봉황 그림을 종합하여 보 상하려는 듯 날개를 활짝 편 모습, 날개를
면, 대개 봉황은 두루미처럼 다리가 긴 새 접은 모습 등 다섯 마리가 제각기 다른 모
로 그려져 있다. 이에 비해 백제금동대향 습이다. 이 새는 기러기다. 오악사와 다섯
로의 새는 다리가 짧은 편이다. 닭의 다리 마리 기러기가 등장한 것은 백제에서 성행
에 가깝다. 뜯어볼수록 장닭을 닮았다는 했던 오행사상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
느낌이다. 사비백제 시기 같은 백제인이 서 오행사상은 그 뿌리가 실로 오래되었
남긴 봉황문전(鳳凰文塼)과 비교해 볼 때 더 다.
욱 그렇다. 닭이 지닌 특징에 초점을 두고 그렇다면 ‘기러기’는 무엇을 상징하는
보면, 일단 봉황보다는 주작에 가깝다는 것일까? 기러기는 태양을 따르는 새다. 태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양을 좇아 겨울철에는 남쪽으로, 여름철에
그렇다면 봉황이라고 주장하는 유력한 는 북쪽으로 옮겨간다. ‘수양조(隨陽鳥)’라
근거는 무엇일까? 필자는 ‘여의주’ 때문이
라고 판단한다. 백제금동대향로를 보면
새가 부리와 턱 사이에 여의주로 추정되는
구슬을 괴고(?) 있다. 봉황이나 주작이라면
대개 여의주를 입에 물고 있다. 그런데 향
로의 새는 봉황이라 하기 어렵고 주작과
도 차이가 있다. 여의주를 괴고 있는데, 이
를 닭의 턱 아래 난 살수염〔肉髥〕으로 보기
엔 무리다. 문제는 왜 입에 물지 않고 턱
밑에 괴는 모양을 취했냐는 점이다. 이 향
로 이전이나 이후에 이런 모습을 취한 것
은 없었던 것 같다. 공예 기술이 뛰어난 백
제인들이 여의주를 입에 문 형상을 만들기
어려워 그런 모양을 취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한편, 향로 정상부의 새와 서로 조응하
는 것으로 오악사 주변에 다섯 마리의 새
가 있다. 오악사의 연주에 맞추어 춤을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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