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월간 대한사랑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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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으로도 양자의 구분이 가능하다고 본다. 쪽으로 논의를 옮겨보겠다.
봉황은 태평성대에만 나타난다고 한다. 성 현재 학계에서는 봉황 쪽에 무게가 실린
스럽고 신령스러운 새의 대명사요, 새 가 가운데, 천계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만
운데 우두머리다. 주작은 남방을 수호하 만치 않은 형세다. 봉황으로 보는 측의 설
고 붉은색을 다스리며, 오행 가운데 불〔火〕 명을 보면 “봉황이 부리와 목 사이에 여의
의 속성을 지닌다. 황제와 제후의 위상에 주를 품고 날개를 편 채 힘 있게 서 있는
비하면 봉황은 중앙의 황제요 주작은 남 모습이다”라고 한다. 이 주장의 문제점을
방의 제후다. 봉황과 주작은 같은 새일 수 짚어보자.
없다. 봉황 그림에 보이는 공통적 특징으로는
어떤 학자는 백제의 국호가 남부여로 개 ‘꼬리가 길고 가늘며’, ‘꼬리 깃털이 아름
칭된 것에 주목하여, 남방을 상징하는 주 답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림에 따라
작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꼬리가 몸통 길이의 10배 이상 되는 경우
그러나 백제가 주작의 이미지에 만족하여 가 있다. 게다가 머리 위에 안테나와 같은
남방의 제후국 정도로 자처했을지는 의문 두 가닥의 깃털이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이다. 주작의 상징적 의미가 많다고 해도 백제금동대향로의 새는 닭벼슬 모양을 취
남방의 수호신에 국한된다는 점은, 주작 한 데다 가늘고 긴 여러 가닥의 꼬리깃털
이 아닌 봉황으로 보는 쪽에 힘을 실어준 이 없어 외형상 봉황과는 거리가 있다. 아
다고 하겠다. 이제 봉황이냐 천계냐 하는 무래도 ‘긴 꼬리 수탉’이라는 주장이 더 설
정상 부분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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