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월간 대한사랑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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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것이다. 으로는 패하에 이르고, 남으로는 웅천
이처럼 백제는 『삼국사기』에서 주장하 이 경계이며, 서쪽으로는 큰 바다에 닿
듯 서기전 18년에 건국된 것이 아니라, 이 고, 동쪽 끝은 주양이었다. 9월에 성과
보다 13년 앞선 서기전 31년 경인년에 소 궁궐을 세웠다.
서노가 세운 나라임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이 해에 국모인 소서노가 세상을 떠나고
나라의 형세가 불안해서 나라를 옮겨야겠
4.『삼국사기』기록의 재검토 다고 말하고 있다. 도읍지를 옮기는 것을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서 『삼국사기』를 천도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천도(遷都)가 아
보면 의아했던 부분이 해소가 된다. 「백제 니라 ‘천국(遷國), 즉 나라를 옮긴다’는 표현
본기」 <시조 온조왕편 13년 조>의 기사를 을 하고 있다. 소서노를 이어 비류 태자가
보자. 왕이 되자 온조가 웅지를 품고 한반도 마
한 땅에 새로운 나라를 개척하는 상황을
13년 봄 2월에 왕도에 늙은 할미가 남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삼국사기』 「백제본
자로 둔갑하였고, 호랑이 5마리가 성 기」 <시조 온조왕 편>의 서두에서는 온조
안으로 들어왔다. 왕의 어머니가 돌아 와 비류가 고구려를 떠나 남쪽으로 와서
가시니 이때 나이가 61세이셨다. 여름 비류는 미추홀로, 온조는 위례성으로 왔
5월에 왕이 신하들에게 말하길, “국가
다고 해놓고, 이처럼 <온조 13년 조>에 또
의 동쪽에 낙랑이 있고, 북쪽에 말갈이
다시 위례성으로 천도했다는 것은 상식적
있어서 그들이 국경을 침공하여 편한
으로 말이 안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한에
날이 적다. 하물며 요즘에는 요상한 징
사신을 보내서 천도를 알리고 국경을 정
조가 자주 나타나고, 국모께서 돌아
했다는 것도 건국한 지 13년이나 지난 시
가시니 나라의 형세가 불안하여 반드
점의 상황에서는 생뚱맞은 이야기가 아닐
시 장차 나라를 옮겨야겠다. 내가 전에
순행을 나가서 한수의 남쪽을 보니 토 수 없다. 이것은 백제 건국 13년에 한반도
양이 비옥하여 그곳으로 도읍을 옮겨 남부 마한 땅에 처음 온 온조가 터전을 잡
오래토록 편안함을 도모하리라.” 하였 고자 그곳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는 마한
다. 가을 7월에 한산 아래로 가서 목책 왕에게 예를 표하고 양해를 구하기 위해
을 세우고 위례성 백성을 이주시켰다. 사신을 보낸 것으로 보아야 자연스럽다.
8월에는 마한에 사신을 보내서 천도를 결국 온조왕 13년의 기록은 소서노가 통
알리고 마침내 국경을 정하였는데 북
치한 역사였음을 고백하는 기록으로 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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