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월간 대한사랑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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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되었다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생                   였다. 비류가 분명 왕을 했었던 사실이 와
           각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전되어 ‘비류시조설’이 생겨난 것으로 보

           리가 왕위를 물려받은 것은 사실이므로                     인다. 한편, 비류는 지도력이나 인성에 문
           그가 태자가 되고 얼마 안 있어 부왕이 승                  제가 있었는지 왕이 되었는데도 따르는 사

           하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대단                   람이 없었고, 나라가 제대로 경영이 되지
           히 높은 것이다. 재위 19년에 유리가 왔다                 못했다. 이에 온조는 마한이 있는 지금의

           는 『삼국사기』 기록이 사실이라면 임인년                   한반도 남부지역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나
           이 아니라, 사실은 신사년(서기전 40년)이 된               라를 세운 것이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다. 고주몽이 졸본부여의 왕이 된 시점이                   이야기는 이와 비슷하지만 소서노가 백제

           계해년(서기전 58년)이기 때문이다. 즉 신사                를 건국을 한 후 13년간 통치하다가 죽고,
           년이 바로 유리가 아버지와 상봉한 때이                    비류가 다음 제위를 물려받은 시점에서 벌

           자, 소서노와 두 아들이 고구려를 떠난 시                  어졌다는 것을 기억하고 봐야 한다. 『삼
           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소서노가 두 아                 국사기』 「백제본기」에서는 비류와 온조가
           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떠나 10년이 되는                   남쪽으로 내려올 때 어머니도 함께 내려왔

           시점인 경인년으로부터 10년을 거슬러 올                   다는 기록이 보이지 않는 것은 온조가 한
           라가면 신사년이 된다. 따라서 유리는 신                   반도 땅으로 와서 새로운 터전을 물색하

           사년에 고구려로 온 것이고 이때 소서노                    던 시점이 소서노 사후였기 때문이다. 국
           와 두 아들이 고구려를 떠난 것이다. 그리                  호를 ‘백제’라고 했는데, ‘백제가 왔기 때

           고 유리는 고주몽이 동부여를 떠나오던 임                   문에 그렇게 부른 것(以百濟來故 得號也)’이라
           술년에는 태중에 있었으므로 계해년에 태                    고 했다. 언뜻 보면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어났을 것이다. 따라서 신사년에는 유리가                   이것은 소서노가 처음 건국한 나라의 국
           19세였으며, 고주몽은 임인년(서기전 19년)                호가 ‘백제’였음을 말한다. 즉 어머니 소서
           에 승하하였으므로 유리는 태자로서 5개                    노가 세운 나라가 백제였기 때문에 그 국

           월이 아니라 무려 22년을 지내다가 고구                   호를 온조가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소
           려 2대 황제로 즉위한 것이다.                        서노가 세우고 비류가 이어받은 원래의 백

             (라)에서 소서노가 어하라 재위 13년 만                제는 비류가 죽음으로써 망했지만 신하와
           에 세상을 떠나고, 태자 비류가 즉위하였                   백성들이 한반도의 마한 땅으로 이주한

           다는 것은 『삼국사기』 기록과는 전혀 다                   온조에게 그 땅을 바치며 귀부(歸附)하자
           른 새로운 이야기이다. 건국 시조 소서노                   온조가 이들을 받아들이면서 백제를 새로

           의 뒤를 이어 두 번째 왕이 된 사람은 비류                 운 나라의 국명으로 그대로 가져다 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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