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월간 대한사랑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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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환단고기』 초간본을 필사한 필사본이 광                   로부터 10년 전에 떠났을 것이다. 경인년
                오이해사본의 저본이 되었다는 것을 감안                    보다 10년 전이면 경진년인데 광오이해사

                하면 1911년판 초간본 『환단고기』에서는                  본의 기묘년은 경진년과 1년 차이가 나지
                기묘년으로 표기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소

                  (나)에서는 ‘그곳에 산 지 10년 만에’ 재              서노가 고구려를 떠난 직접적인 이유가 동
                산을 일구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                   부여에서 유리와 고주몽의 본처인 예씨가

                고주몽 성제에게 섬기기를 원한다는 편지                    온 데 따른 본인과 두 왕자의 지위나 장래
                를 보냈고, 그것을 본 임금께서는 ‘매우 기                 에 대한 불안이었다면, 고구려를 떠난 시
                뻐서 칭찬하시고 소서노를 책봉하여 어하                    점은 유리가 온 이후라고 보는 것이 타당

                        2)
                라(於瑕羅) 라는 칭호를 내리셨다’고 했다.                 할 것이다.
                  (다)에서 소서노는 어하라로 책봉을 받                    그렇다면 유리는 언제 왔을까? 『삼국사

                은 지 13년이 되던 임인년에 세상을 떠났                  기』에 따르면 유리가 재위 19년 4월에 아
                다고 했는데, 임인년은 서기전 19년이다.                  버지를 찾아오고, 5개월 뒤인 9월에 고주
                임인년이 13년째가 되려면 어하라 책봉을                   몽 성제가 40세로 승하하자 왕위를 이었

                받은 해는 경인년인 서기전 31년이 된다.                  다고 했다. <유리명왕 편>에서도 이때 “부
                ‘어하라’는 백제의 왕호를 이르는 것으로,                  왕을 만나 부러진 칼을 바쳤는데, 왕이 자

                어하라를 내렸다는 것은 소서노를 왕으로                    기가 가졌던 부러진 칼 조각을 꺼내어 맞
                인정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므로 백제는                   추어 보니 하나의 칼로 이어져서 왕이 기

                서기전 31년에 소서노가 건국한 나라라는                   뻐하여 그를 태자로 삼고 왕위를 잇게 되
                결론이 성립한다. 그리고 책봉을 받았다는                   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다소 비

                것은 백제가 고구려의 제후국으로 시작한                    현실적이다. 나라가 아직 반석 위에 올려
                것으로 볼 수 있다.                              져 있다고 보기 어려운 초창기임을 감안
                  그렇다면 소서노는 언제 고구려를 떠났                   하지 않더라도 아무리 장자라지만 태어나

                을까? (나)에서 ‘그곳에 산 지 10년 만에’               서 줄곧 평민으로 살아왔던 사람이 곧바
                어하라 칭호를 받았다고 했으니, 경인년으                   로 태자에 봉해지고, 불과 5개월 후에 왕







                 2) 『주서』 「백제전」 王姓夫餘氏號於羅瑕 民呼爲鞬吉支(백제왕의 성은 부여씨이고, 왕호는 어라하인데
                   백성들은 건길지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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