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월간 대한사랑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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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말뚝
장재현 감독은 “풍수사들과 땅을 얘기 가짜잖아.”라고 말하는데, 상덕은 “그럼
하다가 보면 결국 쇠침에 다다랐다”고 했 1%는!” 하고 소리친다. 토지측량이라고
다. 일제 쇠말뚝 뽑기운동이 1990년대 크 부르는 쇠말뚝 중 만약 1%라도 혈맥을
게 벌어진 적이 있다. 1995년 3·1절을 하 끊는 곳에 꽂았다면 쇠말뚝은 있다는 것
루 앞둔 2월 28일, 내무부는 ‘광복 50주 이다. 그런데 파묘 영화개봉을 계기로 민
년을 맞아 일제가 심은 쇠말뚝을 대대적 족정기말살을 위한 쇠말뚝은 없었다는
으로 뽑는다’고 발표했다. 쇠말뚝 뽑기가 주장이 몇 개 중앙지에 실렸다. 이를 요약
정부 주도로 진행된 것이다. 그런데 일제 하면 이렇다.
의 쇠말뚝이 토지조사사업을 위해 삼각측 첫째는 이를 뒷받침하는 일제의 기록
량을 하며 표시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 이 없다는 것. 둘째는 일본은 풍수지리설
됐다. 영화에서도 이를 의식해 영근이 “(쇠 을 믿지 않는다. 이런 정도의 주장인데,
말뚝은) 토지측량용이라고 했잖아. 99%가 1910년 조선을 강제로 병합한 직후, 조
선총독부 초대총독으로 부임한 테라우치
마사타케는 불온서적을 수색한다며 군경
을 동원, 군사작전을 하듯 전국 각지에서
20만 권의 사서를 강탈, 소각하였다. 그
리고 1916년부터 3년 동안 조선사를 편
찬한다는 명목으로 사적을 거둬들여 희
귀한 비장사서들은 일본으로 가져가 깊
이 감춰 두었다. 이렇게 우리 역사를 치밀
하게 불태우고 조작했던 일제의 만행을
앞에 두고 기록이 없으니 쇠말뚝은 없다
고 단정 짓는 건 너무도 비상식적이다. 또
한 일본은 풍수지리를 믿지 않는다는 주
장도 황당하다. 이들은 쇠말뚝을 박아서
지맥을 끊는다는 발상이 전근대적 미신인
풍수지리에 기반한 것이고 미국의 강제개
항으로 근대화된 일본은 이런 구시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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