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월간 대한사랑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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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3



                    06. 위태로운 우리 문화유산


                      우리 선조들의 매사냥 문화는 고려시대에 이르러 매에 대한 연구 기술서적 응
                    골방(鷹鶻方, 편저자이조년)이 만들어지고, 고려 충렬왕 때에는 매 사육과 사냥을 관

                    리하는 응방(鷹坊)이라는 관청까지 설치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명나라에서 조선의
                    사냥매 인기가 높아서 무역품으로 요청했던 품목이 ‘해동청’이었습니다. 해동청
                    을 전달하는 사신을 ‘진응사’라 해서 전문 인력을 파견하여 매를 전달할 정도였

                    습니다. 조선시대에도 매사냥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는데, 조선시대 화가들도 매
                    를 소재로 많은 그림을 남겼습니다. 그 중 영조시대 김희겸이 그린 <석천한유도>

                    를 보면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는 무인(석천 전일상)이 팔에 날렵한 매 한 마리를 올
                    려놓고 살피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오랜 매사냥의 문화전통은 급변하는 시대속에서 그 자취가 사라지고 있습니
                    다. 분단과 6.25 전쟁의 상처는 도시화를 통해 빠르게 아물고 있는데, 매사냥 같

                    은 전통문화는 설자리를 잃고, 몇 사람 손에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
                    론, 모든 문화유산을 잃지 않고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수천년 우
                    리 역사 속에 같이 숨쉬던 매사냥 문화의 가치는 놓치기 아까운 자산이 아닐까

                    요? 지금은 매사냥이지만 내일은 어떤 주제가 위기에 처하게 될까요? 전통 문화
                    의 지혜로운 계승과 새롭게 현대 생활 문화로 재 탄생시키는 묘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석천한유도
                              조선의 무신 석천 전일상이 정자에 앉아
                                    한가로이 더위를 피하는 모습.

                               영조 임금 시기 김희겸의 1748년 작품
                                          충청남도유형문화재
                                           장충영각문중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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