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월간 대한사랑 3월
P. 76
‘응유’도 백제를 가리킵니다. 매와 백제가 무슨 관련이 있었을까요? 『삼국사기』를
보면 어떤 백제 왕에 대해서는 매사냥을 좋아한다는 것을 주요한 특징으로 묘사
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백제 아신왕(재위: 392~405)입니다. 성품이 호탕하고 인
품이 뛰어났으며 매사냥과 말타기를 좋아했다고 하니, 응유·응준이란 표현과 더
불어 백제왕실의 매사냥 문화의 정도를 짐작케 합니다. 비록 고구려 광개토태왕
과 전쟁에서 패배하여 아신왕이 저평가 받지만, 삼한의 맹주를 다퉜던 백제의 제
왕이었습니다. 또한 백제인들에게 매사냥이 얼마나 대중적이었는지, 미륵신앙에
충실했던 법왕이 재위 1년(599) 12월에 살생을 금지하여 집에서 기르는 매를 전부
놓아주도록 왕명을 선포합니다. 이를 볼 때, 매사냥은 백제 일반 백성들까지도
즐겨했던 대중 스포츠였다고 추측됩니다.
새매가 날개를 펼친 모습을 형상화한 관 장식과 금동관
(좌)신라 관장식 경주박물관
(우)백제 수촌리 금동관(복제) 한성백제박물관
백제의 매사냥은 가까운 일본 열도에도 전해집니다. 『일본서기』라는 기록에는
백제 왕족 주군(酒君)이 일왕에게 매사냥법을 가르쳐 주고 사냥매를 전했다고 합
니다. 그 당시 일본 열도를 다스렸던 왜왕들은 귀족들에게 매를 하사하기 위해,
대륙(고구려, 백제, 신라)으로부터 사냥매를 수입하는 ‘응감부’라는 전담 부서까지 설
치 운영했을 정도입니다. 일본에서 다수 발견된 매를 어깨 위에 얹고 있는 하니와
(흙을 구워 만든 인형)들이 그 당시 일본 열도의 매사냥 열기를 짐작케 합니다.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