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월간 대한사랑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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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3


























                     19세기 명치(메이지)시대에 상아로 제작된 일본 매 장식     6세기 후반 조성된 일본 옥만산 고분 출토 하니와,
                     프랑스 기메 박물관                          왼쪽 팔 위에 매가 표현되었다.
                                                         이미지 출처: 일본 아사히군마 사이트






                    03. 시치미 뗐다고?


                      매사냥은 삼국시대에서 끝나지 않고, 남북조(발해와 후기 신라)를 거쳐서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사랑받았던 전통입니다. 우리 선조들께서 얼마나 매사냥을 즐겼

                    던지, 우리 말에 수많은 어휘를 남겼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시치미를 떼
                    다’는 말은 매 꽁지 속에 주인을 표시한 ‘시치미’라는 이름표에서 유래합니다. 매

                    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방울과 함께 달아 두는데 매가 워낙 귀하고 비싸다 보니
                    ‘시치미’를 떼 버리고 주인 행세하는 도둑이 빈번했습니다. ‘시치미를 떼다’는 하
                    고도 안 한 척,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 됩니다. 남에게 두려

                    움을 줄 만큼 날카로운 성질을 ‘매섭다’라고 하는데요. 사냥에 몰입한 매가 사냥
                    감을 몰아세우는 모습을 빗대어 매몰차다, 매섭다고 했습니다. 사냥감을 놓치고

                    어리둥절해서 하늘을 맴도는 매를 빗대 ‘바람맞다’라고 합니다. 만나기로 약속하
                    고 연락두절하고 나타나지 않을 때 바람맞았다고 하지만 본래 매사냥에 실패를
                    지칭하는 표현이었습니다. ‘매달리다’는 우스운 상황입니다. 매가 힘차게 날아오

                    다가 매 꾼 팔에 안착하지 못하고 발에 메어 둔 끈 때문에 대롱 대롱 거꾸로 달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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