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월간 대한사랑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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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이남으로 한정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고구려와 수나라 전쟁 때 수나라 군사들이 압록강을 건너 살수

            에 다다랐다는 사료를 해석할 때 일반적으로 압록강을 지금의 압록강으
            로 보기에 살수를 청천강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압록강(鴨淥江)이 요하라
            면 살수(薩水)는 요하, 요양의 수계(水系)에서 찾아야 한다.

              고려와 갈등을 일으킨 거란이 압록강 동쪽에 보주를 설치했다는 사료를
            분석할 때, 압록강이 한반도 압록강이 아닌 요하라면 요하 동쪽에 보주를

            설치했다는 내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와 같이 압록강의 위치에 따라 사
            료를 해석하는 기준과 지명의 위치가 엄청나게 왜곡될 수 있다.
              『요사』에서는 요하[압록강:鴨淥江]를 설명할 때 압록강(鴨淥江)으로 기술하

            는데 『고려사』, 『고려사절요』에서는 요하를 압록강(鴨綠江)이라는 명칭으로
            기술하면서 淥이 아닌 綠의 글자를 쓴다. 또한 조선시대로 오면서 ‘맑을

            록’을 쓰는 압록강(鴨淥江)이란 단어는 사료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요동의
            ‘요하’를 ‘압록강(鴨淥江)’이라고 부르던 기록은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

            기 시작한다. 그래서 사료를 분석할 때 맑을 록의 ‘압록(鴨淥)’과 푸를 록의
            ‘압록(鴨綠)’의 글자로 ‘요하[압록강:鴨淥江]’와 현재 압록강을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압록강을 설명하는 내용이 어떤 강을 설명하는지를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다음의 사료들은 현재의 압록강으로 대입할 수 없고, 요하
            [압록강:鴨淥江]로 보아야만 이해가 된다.

              『신당서』 「동이열전」에 나와 있는 고려는 고구려이다. 『신당서』에서는
            압록수(鴨淥水)로, 『고려도경』에서는 압록수(鴨綠水)로 표현하지만 고구려,

            고려의 압록강을 설명하는 자료이다. 그런데 위 구절에서 한반도 압록강
            을 고구려 당시의 압록강이라는 시각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은 모순점이

            발생한다.
              첫째, 본문에서 “소경진제(所經津濟), 개의거함(皆艤巨艦)”이라는 내용은 압

            록강을 건너는 배의 묘사로서 ‘나루터에 강을 건너는 거함들이 정박하고
            있다[艤]’라는 뜻이다. 현재 압록강은 큰 배인 거함(巨艦)을 정박시킬 수가
            없다. 수심의 깊이와 유량의 변화가 심하고 자갈이 많아서 큰 배로 건넌다

            는 기록이 없다. 큰 배가 아닌 작은 배는 운항을 할 수 있지만 큰 배가 정
            박하는 강이 아니란 것이다. 한반도 압록강은 배가 아니라도 현재도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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