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월간 대한사랑 24년 1월호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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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외면하는 고구려 벽화
필자의 학창 시절에는 반려동물보다는 애 다.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 전시실에 가보
완동물이라는 말이 더 익숙했습니다. 그러 면, 9백 년이란 장구한 고구려 역사가 무색
나 이제는 애완동물이라는 말은 찾아보기 하게도 전시 내용이 너무 부실합니다. 광개
힘들 정도로 애견문화가 보편화되었습니다. 토태왕릉비 탁본조차 걸려있지 않을 뿐만
애견문화에 기대어 고구려 벽화에 묘사된 강 아니라, 고구려 제왕 계보는 물론 고구려 선
아지들을 소재로 짧은 이야기를 풀어 보았 조들의 세계관도, 역사 통치 철학도, 소소한
습니다. 생활상조차도 일부러 숨겨놓은 듯 도통 알
그런데, 고구려 무덤 벽화를 생각하면 항 기 어렵습니다. 일제식민지 교육에 깊이 세
상 안타까운 마음이 크게 다가옵니다. 북한 뇌되어 고구려 역사 문화를 의도적으로 박
이 겪는 경제난과 여러 문제들로 벽화들이 대하고 외면하는 걸까요? 고구려 벽화가 얼
온전하게 보전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금 마나 귀중한지 굳이 설명이 드리지 않아도
이 순간에도 수많은 벽화들이 유실되고 누 일반 대중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인데, 우리
군가 손에 뜯겨져 도굴되고 훼손되고 있습 의 현실은 왜 이럴까요?
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구려 벽화 사진 이 글이 소중한 역사문화 유산 ‘고구려 벽
이라도 상설 전시하는 한국 박물관을 찾기 화’에 대한 작은 관심이라도 일으키는 계기
어렵습니다. 가 되길 염원하며,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 기
십 년에 한 번 정도 특별전이라는 이름을 억속에서 고구려 벽화가 살아 숨쉬기를 기대
걸고 일부를 재현하여 겨우 전시할 뿐입니 해봅니다.
저자 프로필
1995년부터 현재까지 IT분야에 종사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다. 학창시절 풍물 동아리에서 전통 악기를 배우면서 우리 문화에 눈뜨
게 되었고 한동석 선생과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여러 저술들을 접하면서 우리 역사문화의 비전을 꿈꾸게 되었다.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 여러 단체들과 함께 박물관 탐방 프로그램과 한문화 강연을 해오고 있다. 저서 : 『나는 박물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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