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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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분과
2) 오행대의(五行大義) 태일신
서양신이 그렇듯이 동양에서도 신은 지상이 아닌 천상 천문 세계에 존재한다. 고대 별자리 성좌
학과 현대 천체물리학의 탐구 대상인 우주, 은하, 태양, 지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동양철학 원전
에서 신은 서양 에서처럼 초자연적, 초시간적 초월적 존재가 아니라 자연존재로 표현된다. 또한
인간의 소명(疏明; justify)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존재다. 천(天)만이 홀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천지(天地) 또는 천인(天人) 관계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적어도 동양적인, 한국적인 신의 존재가 증명되기 위해서는 우주자연의 형상으로 드러나고, 인
간의 영적 경험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신관과 세계관을 상정해야 한다. 그 세계관은 생명세계는 물론
물질세계까지 포함하는 천지자연을 포괄하는 세계관이어야 한다. 앞서 신관의 동양철학적 해석을
위해 혜강 최한기의 기운화 세계관을 소개한 까닭이다.
천부경에서는 천지인 세 개념을 핵심 주제로 수리적 우주관을 밝히고, 삼일신고에서는 바로 이
천지인 세 개념을 천훈, 세계훈, 인간훈으로 부연 설명한다. 그 중심에는 항상 신 개념이 함축되어
있다. 수 나라 학자 소길은 천지인을 전설적인 삼황에 연결하여 인격신 내지 천문학적 열성(列星)
신으로 구체화한다. 별을 신으로 여기는 발상이다.
이제 천문학의 별자리에 근거를 둔 소길의 태일신과 삼일신고의 신관을 분석하여 천부경과 삼
일신고의 수와 상을 연결하여 설명할 차례다. 동양 전통 신관은 하늘 특히 천문 별자리와 연결되어
설명된다. 신 관념은 어디까지나 자연에서 표상한 것이지, 사고 자체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아우구스티누스, 안셀무스, 아퀴나스 등이 플라톤 철학의 형이상학적 사유를 끌어와
기독교 신학을 완성했다는 점을 재삼 상기하자.
“삼황이 자미궁 (북극성)을 다스리니, 그 정령이 천황 태제가 되었다. 천황 태제는 요백보(耀魄
寶; 북극성)이고, 지황은 천일(天一)이 되었으며, 인황은 태일(太一)이 되었다.” 이어서 《오성통
의 五經通義》에 천신(天神) 중에서도 큰 분을 일러 호천상제(昊天上帝)라 하고, 곧 요백보(耀魄
寶)를 말한다. 달리 천황대제(天皇大帝)라 하기도 하고, 태일(太一)이라고도 한다.” 60)
소길은 다시 감공의 <성경(星經)>을 인용하여 천일 지황씨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천일과 태
일은 신을 받드는 것 (承神)을 주관하니, 받들 승은 모신다는 것과 같다. 두 별이 자미궁 밖에 있으
면서 함께 천황 태제의 별(북극성)을 모신다. 한편 정현의 ‘건착도(乾鑿度)’ 주석을 인용하여 말하
기를, “태일은 북극성의 신의 명칭이니, 그 자리에 있는 것을 태제라 하고, 팔괘와 일진의 사이를
행하는 것을 태일 혹은 천일이라고 한다.” 61)
60) 소길 <오경대의> 592
61) 《五經通義》云:天神之大者曰昊天上帝,即耀魄寶也;亦曰天皇大帝,亦曰太一。太一者 北辰神名. 居其所曰太帝, 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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