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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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선포했던 것이다. 『정역』은 철두철미 선천과 후천의 관점으로 논지를 펼치고 있다. 그것도 후천을
먼저 말한 다음에 선천을 언급하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특별히 지금은 낙서 선천이 하도 후천으
로 전환되는 시점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하도낙서설과는 차별화시켜서 이해
해야 할 것이다.
하도는 우주 창조의 설계도이며, 낙서는 인간 역사가 후천의 성숙한 세계를 향해 발전해 가는
성장 과정의 원리를 담고 있다. 22)
하도 낙서
김일부는 3극과 음양오행의 구조 안에서 우주는 선천과 후천의 두 얼굴로 구성되고, 지금은 낙
서 선천에서 하도 후천으로 계절의 옷을 바꿔 입는 시간대라는 의미를 숨기고 있다. 9수 낙서가
선천이라면, 10수 하도는 후천인 셈이다. 10수 없는 낙서는 하도 세상을 갈망할 수밖에 없고, 지금
은 선후천 교체의 막바지에 이르렀다[六十三 七十二 八十一, 一乎一夫]고 말한 것이다.
하도낙서는 선후천 변화라는 시간 질서의 전환 문제를 담고 있다. 그래서 김일부는 역의 본질은
시간의 해명에 있으며, ‘역은 캘린더 = 책력[易者曆也]’이라는 명제를 제시함으로써 동양학의 주제
를 완전히 바꾸었다. 따라서 「대역서」의 ‘위대한 변화(Great Change) = 위대한 열림(Great
Opening)’의 의미도 『천부경』의 ‘일적십거’와 연관시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도낙서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은 『정역』의 선후천론으로 나타났다. 하도와 낙서를 과거에는
세상을 들여다보는 자연의 ‘창窓(window)’으로만 알았다. 김일부는 선천이 후천으로 변화한다는
근거를 하도낙서에서 찾았다. 그래서 하도낙서는 하늘이 내려준 신령한 보물이라 표현한 것이다.
“하도와 낙서의 이치는 후천과 선천이요, 하늘과 땅이 가는 길은 기제와 미제이다.” 23)
22) 안경전, 앞의 책, 279쪽 참조.
23) 『正易』「十五一言」, “元降聖人, 示之神物, 乃圖乃書. 圖書之理, 后天先天; 天地之道는 旣濟未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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