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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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정사각형에서 나왔는데, 원은 정사각형으로부터 나오고, 정사각형은 곡척으로부터 나오며, 곡
척은 구구단의 9×9=81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14)
‘구구 법칙’은 인간이 자연의 질서를 이해한 경험의 산물이라기보다는 하늘이 둥글고 땅이 정사
각형으로 이루어졌다는 천문학에서 비롯된 보편성을 지닌 법도인 것이다. ‘구구법’의 성립 근거는
9수 낙서에 있으며, 낙서가 하도의 울타리 안에서 생명 활동하는 법칙을 『천부경』은 81의 낙서와
‘일적십거’의 10수 하도를 융합해서 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채침蔡沈(1167-1230)의 아버지 채원정蔡元定(1135-1198)은 홍범구주를 오랫동안 탐구했으
나, 홍범에 대한 전문 저작물을 짓지는 못했다. 채원정은 아들에게 자신의 연구 과제를 맡긴다는 유
언을 남기고 죽었다. 채침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홍범황극내편洪範皇極內篇』 5권을 저술했다. 15)
『홍범황극내편』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낙서학洛書學이다. 책 앞부분은 실제로
‘낙서’의 도상을 그린 「홍범황극도洪範皇極圖」를 중심으로 「구구원수도九九圓數圖」․「구구방수도九
九方數圖」․「구구행수도九九行數圖」․「구구적수도九九積數圖」 등을 실어 자기 철학의 독창성을 발휘
했다. 둘째, 홍범구주의 수학을 송대 학술에 접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상수론이다. 셋째, 하도보다
는 낙서를 중시하는 81수의 우주관을 펼쳐 스승 주희와 아버지 채원정의 공동 저술인 『역학계몽』과
다른 수리론을 주장했다. 채침은 『주역』이 ‘상象’ 중심으로 천지가 하는 일을 드러낸 것이고, 홍범은
‘수數’ 중심으로 천지의 질서를 규명한 것이라고 구분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극명하게 밝혔다.
채침은 낙서를 사다리로 삼아 홍범과 주역학의 통합을 시도했다. 그는 주역학과 홍범학을 통일
시키기 위한 근거로 상의 근원은 하도에서, 수의 근원은 낙서에서 찾았다. 채침은 낙서의 외연과
내포를 심화 확대시켰다. 홍범의 수리 자체가 곧 낙서이기 때문이다. 이 홍범의 수학을 『주역』의
권위에 대등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바로 자신의 의무라고 확신했다. 채침은
홍범의 수학과 『주역』의 논리에 대한 차별화를 통하여 새로운 형이상학을 모색했다. 16)
그 요지는 『주역』이 1 → 2 → 4 → 8 → 64 → 4,096의 질서라면, 홍범은 1 → 3 → 9 → 81 →
6,561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주역』은 2의 제곱셈 또는 세제곱셈, 홍범은 3의 ‘제곱(n²)’ 형태로
전개된다. 그것은 2 → 2²(4) → 2³(8) → 8²(64)의 형식과 대비되는 3 → 3²(9) → 9²(81) →
81²(6,561)의 형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17) 이처럼 채침은 낙서를 바탕으로 만물의 공식을 수립할
14) 『周髀算經』 上卷, “昔者周公問於商高曰 竊聞乎大夫善數也, 請問古者包犧立天曆度, 夫天不可階而升, 地不可得尺寸
而度, 請問數安從出? 商高曰 數之法出於圓方. 圓出於方, 方出於矩, 矩出於九九八十一.”
15) 『宋史』 권434 「列傳」 193 “儒林傳 4”, “洪範之數, 學者久失其傳, 元定獨心得之. 然未及論著, 曰成吾書者沈也. 沈受父
師之託, 沈潛反復者數十年, 然後成書, 發明先儒之所未及.”
하도 體圓用方 괘의 근거 음양 象 짝수 대칭 對待 靜 주역 체계
16) 낙서 體方用圓 홍범의 수학 오행 數 홀수 변화 迭運 動 홍범 체계
17) 『주역』은 2²=4에서 2³=8로, 8²=64, 64²=4,096이라는 제곱셈과 세제곱셈의 불규칙성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제곱셈 위주의 홍범과 2→4→8→64로 진행되는 괘의 논리는 다르다. 『주역』은 항상 제곱셈의 논리가 적용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홍범은 항상 ‘제곱셈’의 법칙이 적용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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