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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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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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고국(神市古國)을 건국한 환웅(桓雄)족들은 빙하기를 동굴 속에서 겪고 해빙기에 적응한
신석기인들이다. 신시인(神市人)들뿐 아니라, 빙하기를 견딘 인류는 한결같이 동굴을 중요한
주거공간으로 이용했다. 도로시 개러드(Dorothy Garrod) 케임브리지대학 고고학 교수는 이스
라엘 카르멜 산의 케바라 동굴에서 마지막 빙하기를 보낸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들을 동
굴의 이름에 따라 ‘케바라人’이라 명명했다. 케바라인(人)들은 마지막 빙하기를 사냥에 의존해
서 살았는데, 해빙기가 되면서 유럽대륙의 방대한 지역을 누비고 다니며 여름이면 고지대로 올
라가고 겨울이면 저지대 호숫가의 바위동굴로 들어가 살았다. 후에 고고학자들이 동굴이름으
로 종족의 명칭을 삼는 것처럼 그들은 동굴인이었던 것이다.
다음은 구석기 말기에 중국 북경(北京) 인근에 살던 우리들의 먼 조상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생활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59) 60) 지금부터 40~50만 년 전으로 추정하는 구석기시대의 북경
인(北京猿人)들은 거친 환경과 동굴 속 생활의 어려움을 견디면서 돌을 깨서 생활을 도구로 사용했
다. 결 따라 쪼개고 다듬어 쓰던 소위 타제석기(打製石器)의 사용시기는 수십만 년이나 계속되었
다. 구석기 시대 말기 1.8만년 전의 대표적인 인간으로서, 북경 서남쪽 54 km 떨어진 주구점(周口
店) 용골산(龍骨山)의 산꼭대기 동굴에서 산정동인(山頂洞人) 남녀 7인의 뼈가 1933~1934년에 발
견되었는데, 산정동인은 약 2만 년 전에 살았던 구석기시대 후기 사람으로 북경 부근의 ‘산꼭대기
동굴’에서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은 나무를 비벼 인공으로 불을 얻었으며 骨針으로 바늘
을 사용하는 등 이미 현대인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도구로 사냥하고 뿔을 갈아 바늘과 장신구로
만들며 매장을 하는 등 의식과 예술 표현이 움터 현대인의 기본 생활을 방불케 하였다. 그들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 이었다. 그들은 오늘날의 동아시아人들 특히 북방
계 원시 Mongoloid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몽골족의 선조(先祖)로 추정된다. 이들은 동아시아에
서 최초로 발견된 현생인류(現生人類)의 화석(化石)이다.
한반도나 중국 북부나 만주 지역에서는 동굴이 구석기인들의 유일한 주거지역이었고, 또 동굴
이 있기 위해서는 바위가 많은 암산(巖山)이 유리하다고 하겠다. 암산의 장점은 바위들이 물이 스
며들어오지 않는 주택의 벽의 구실을 하여 텅 빈 생활공간을 쉽게 제공할 뿐 아니라, 계곡의 바닥이
큰 돌로 되어 있으면 맑고 깨끗한 물이 오래 흐르거나 고여 있다는 점이다. 흙이 많은 산의 계곡은
수질이 좋지 않으며 흐르는 물이 금방 다 지하로 스며들어 구석기인들의 생활에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58) 임재해, 『고조선 문명과 신시문화』(파주: 지식산업사, 2018), 267~268쪽.
59) 양동숙, 『한자 속의 중국 신화와 역사 이야기』(서울: 주류성출판사, 2017), 11~12쪽.
60) 신승하, 『중국사(상)』(서울: 대한교과서주식회사, 2008), 46~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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