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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고조선 조(條)에 있는 삼위태백(三危太伯)의 의미에 대한 심층적 연구  김윤명



                    居), 주치우마구돈호지수(主致牛馬狗豚虎之獸), 이목축이용(而牧畜利用), 사운사육약비使雲

                    師陸若飛), 정남여혼취지법언(定男女婚娶之法焉), 이치우칙세장병마도적지직언(而治尤則世
                    掌兵馬盜賊之職焉)。

                    자차(自此), 치우고시신지지지묘예(治尤高矢神誌之苗裔), 번연최성(繁衍最盛)。
                    급지치우천왕등극(及至治尤天王登極), 조구치이채동철(造九治以採銅鐵)。연철鍊鐵),

                    이작도극대노(以作刀戟大弩), 이수렵정전(以狩獵征戰) 뢰이위신(賴以爲神)。
                    [국역] 환웅천황께서 풍백(風伯) 석제라(釋提羅)를 시켜 날짐승, 들짐승, 벌레, 물고기로 인한

                    해를 없애도록 하였지만, 인간들은 여전히 동굴이나 움집에서 살았다. 땅에선 습기가 올라오고
                    외풍이 심해 사람들을 괴롭히니 병에 자주 걸렸다. 또 날짐승, 들짐승, 벌레, 물고기 등이 한 번

                    쫓겨난 후로는 점차 스스로 도망가 숨어버려서 잡아 먹으려 해도 쉽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우사
                    (雨師) 왕금영(王錦營)으로 하여금 사람이 살 거처를 짓게 하고 주로 소, 말, 개, 돼지, 매, 범과

                    같은 짐승을 길들여 목축에 이용토록 하였으며, 운사(雲師) 육약비(陸若飛)에게는 남녀가 혼인
                    하는 법도를 정하게 하였고, 치우(治尤)에게는 대대로 병마를 관리하고 도적을 잡는 직책을 도

                    맡도록 하였다. 이때부터 치우, 고시, 신지의 후예가 가장 번성하였다. 치우천왕이 등극하게 되
                    자 구치(九治)를 만들어 구리와 쇠를 캤다. 이렇게 캔 쇠를 제련하여 칼, 창, 큰 쇠뇌를 만들었는

                    데 사냥을 하거나 전쟁을 하러 나갈 때마다 큰 힘이 되니 마치 신이 보살피는 것처럼 여겼다.



                   여기에서 우리는 환웅(桓雄)시기에 인간들은 동굴(洞窟)이나 토혈(土穴)에서 일시적으로는 짐승
                 들과 같이 살았음을 알 수 있으며, 동굴이나 토굴 속의 땅에서는 습기가 올라오고 외풍이 심해 밖으

                 로 나와 사람이 살 거처를 짓게 되었고, 치우천왕(治尤天王) 시대에 와서 동(銅)과 철(鐵)을 제련(製
                 鍊)하여 칼, 창, 큰 쇠뇌를 만들어 사냥이나 전쟁을 하게 되는 금속 문명(文明)으로의 진화를 읽을

                 수 있다. 어쨌던 인간(호모 사피엔스)의 초기 생활은 추위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석굴 또는 토굴
                 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민족의 건국 초기 설화에 이러한 사실들이 잘 서술되어 있으면 좀

                 더 충실한 설화·신화·사화(史話)라고 할 수 있겠다.
                   대종교 경전 신사기(神事記)에서는,



                    팽우야! 너는 우관(虞官)이 되어 토지를 맡으라. 태초의 거칠음이 개척되지 않아 풀과 나무가 얽

                    히고 막히어 백성들이 짐승과 함께 굴 속에서 같이 지내니 산을 뚫고 내를 파서 길을 내어 백성
                    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줄지어다.             57)



                   위와 같이 대종교 경전에서도 초기의 인간은 짐승(가축)과 함께 굴 속에서 산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동북(東北)아시아 고인(古人)들의 동굴문명에 대하여 자세히 서술한 책 내용의 일부를 소개

                 57) 『대종교 경전』, 神事記 제3장 治化記, 502쪽, 대종교 총본사, 대종교출판사,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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