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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주명주병주형주선악(而主穀主命主病主刑主善惡). 범주인간삼백육십여사(凡主人間三百六十
餘事). 재세리화(在世理化). 10)
[해석] 「고기(古記): 옛 기록」에 이르기를 옛날 환인(桓因)의 지차아들 환웅(桓雄)(제석을 이름
이다) 이란 이가 있어 자주 나라를 가져볼 뜻을 두고 인간세상을 지망하더니 그 아버지가 아들
의 뜻을 알고 아래로 삼위태백(三危太伯) 땅을 내려다보매 인간들에게 크나큰 이익을 줌직한지
라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개를 주어 보내어 여기를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무리 3천명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바로 태백은 지금의 묘향산이다) 신단수(神檀樹)
아래 내려오니 여기를 신시(神市)라 이르고 그를 환웅천왕이라 했다. 그는 바람 맡은 어른, 비 맡
은 어른, 구름 맡은 어른들로써 농사와 생명과 질병과 형벌과 선악을 맡게 하고 무릇 인간살이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세상에 살면서 정치와 교화를 베풀었다. 11)
여기서 우리는 하시(下視) 삼위태백(三危太伯) 가이홍익인간(可以弘益人間)을 주목하게 되며,
‘삼위태백(三危太伯) 땅’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만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진정한 의미가 파악됨을
알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 환웅(桓雄)은 강어태백산정(降於太伯山頂) 즉태백(卽太伯) 금묘향산(今
妙香山)(환웅은 태백산정으로 내려온 바, 바로 태백(太伯)은 지금의 묘향산이다)이라고 하여 태백
(太伯)의 의미는 지금의 묘향산이라고 분명히 밝혀 놓았으나 삼위(三危)의 뜻이 무엇인지는 밝혀놓
지 않았다. ‘삼위(三危)’가 삼국유사의 저술 시기에 일연(一然)의 신분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누
구에게나 이해가 되는 아주 쉬운 표현이었는지는 몰라도, 13세기에 표현된 ‘삼위(三危)’가 21세기
에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게 되었다. 삼국유사에서는 삼위(三危)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이 없으
므로 삼국유사 이전 또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저술된 문헌과 현대의 문헌 자료에서 삼위(三危) 또는
삼위태백(三危太伯)의 사용례를 찾아보기로 한다.
삼위(三危)에서 위〈危〉의 국내 인터넷 사전적 의미는 〈위태할 위〉 이지만, 그것이 산(山)일 경우
〈⑤ 높다, 아슬아슬하게 높다〉의 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12) 이 뜻은 후술하는 인터넷 중국어 사
전이나 대만의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에서 설명하는 삼위(三危)의 뜻과 합치한다.
Ⅲ. 제왕운기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타난 삼위태백(三危太伯) 자료
1. 제왕운기(帝王韻紀)
《제왕운기》는 고려시대 1287년 충렬왕 13년에 이승휴(李承休)(1224~1300)가 편찬한 역사서
10) 일연, 이민수 옮김, 『삼국유사(三國遺事)』(서울: 을유문화사, 2013, 2019), 26쪽.
11) 一然 지음, 리상호 옮김, 『新編 三國遺事』(서울: 圖書出版 新書苑, 北韓과학원 출판사발행, 1960), 52~53쪽.
12) 인터넷 〉 사전 〉 한자 〉 위(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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