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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정신문화 계승 방안에 관한 연구  조병현



                   20세기 초 단군의 영향을 받은 국학자들의 사상을 ‘단군민족주의’라고 하였고, 1980년 전후에

                 도 단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적이 있었다. ‘단군민족주의’는 단군이 한민족의 시조로서 민족사
                 의 출발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민족의 통합과 발전을 추구한 사상ㆍ운동으로 존재해 왔다고 주장한

                 다. 11)  ‘단군민족주의’란 용어는 학술적으로 확립된 학술적 용어는 아니지만, 단군에 대한 인식이
                 조선 초기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고, 민족정신 함양에도 많은 영향을 끼

                 친 것만은 분명하다.



                     3. 한민족 정신문화 정립 및 계승 이론



                   한민족의 정신문화 탐구와 낭가사상의 계승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론 정립을

                 위한 접근방법이 필요하게 된다. 앞의 선행 연구 동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신문화의 계승에
                 대한 이론이 아직까지 확립되어 있지 않다. 정신문화 계승 방안은 지나친 국수주의나 일시적인 감

                 성에 의존해서는 안 되고, 이론적 토대 위해서 검토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김형효의
                 『한국 정신사의 현재적 인식』에서 제시한 “전개와 확장의 방향”을 적용하여 정신문화 탐구와 낭가

                 사상의 계승 방안을 수립하고자 한다.
                   인생에서 자신에 넘치는 활력과 행복은 일상생활에서 원심력과 구심력이 잘 배합되었을 때 나

                 타난다. 역사의 웅비도 마찬가지다. 이런 외향ㆍ내향의 두 방향이 유기적으로 잘 교차되는 세계를
                 원효는 ‘대승의 진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원효는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                            12) 에서 ‘펼쳐도 번

                 잡하지 않고 수렴해도 협착하지 않는(開而不繁 合則不狹)정신을 가질 것을 주장하였다. 이 말은 국
                 력의 향외적 전개와 향내적 요청이 주체적으로 균형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원효에 의하면,

                 한국사의 웅비는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하면 대승적 가치관과 행동철학을 펼칠 수 있는가?”의 문제
                 와 직결된다. 한국 사상사를 통해서 살펴보면 밖으로 팽창하는 원심력과 안으로 수렴하는 구심력

                 의 두 방향이 있다. 팽창하는 원심 의지는 한국사를 용맹하고 개방적이며 진취성이 있게 하였고,
                 안으로 수렴하는 정신은 한국 문화를 함축성이 있는 하나의 독창적 종합으로 만들고 단단한 의지

                 의 내적 강도를 창출하였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서 그 방향이 원심 일변도로 치우치는 경향이 생기
                 게 될 때 그 역사는 구심력을 상실하여 마침내 무엇을 위한 팽창인 줄도 모르고 지리멸렬해지며,

                 또 반면에 한국사에서 안으로 향하는 구심력이 너무 강할 때 그 역사는 종국에 가서 지나치게 내정
                 적內政的으로 위축하게 되어 역사의 활동무대를 협소화시키게 된다. 우리의 역사가 웅비하기 위해

                 서는 원심적 팽창력과 구심적 수렴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13)  이러한 구심력과 원심력의 균형


                 11) 정영훈, 「한국사 속에서의 “檀君民族主義”와 그 정치적 성격」, (  韓國政治學會 報   28-2, (1995). 33-52쪽.
                 12)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는 대구광역시 남구에 있는 조선시대의 금속활자본 불경으로 2011년 4월 29일 대한민
                 국의 보물 제1713호로 지정되었다. 이 책은 원효의 주석서인 『기신론소』에 영향을 받아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법장의 「소」에 주해를 가한 주석서로서 조선 세종 연간에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교학 불서이다. 일본에서는 수차례 간행
                 되어 널리 유통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이 책이 유일한 원간본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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