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7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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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정신문화 계승 방안에 관한 연구 조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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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날 그 이념이 쇠미해져 고급 문화적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공맹사상’
을 중국 문화의 불변적 상수라 여기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2,000여 년 이전부터 대하처럼 이어오
는 ‘시오니즘’을, 아랍세계는 ‘마호메티즘’을, 인도는 ‘힌두이즘’을, 일본은 대화혼大和魂으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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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되는 ‘신도사상神道思想’이 있다.
그리고 한국 정신사를 이야기 할 때 주체성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배달민족은 고조선시대부터
부여, 고구려, 발해를 거쳐 요와 금나라, 그리고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배달민족의 정체성을 소멸
시키지 않고 연연하게 이어왔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친일과 사대의 영향으
로 그 의미가 많이 퇴색하였다. 현재도 우리의 주체성과 배달민족의 ‘얼’과 ‘혼’을 심어 줄 주체사
상과 정신사관 확립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와 함께 민족주체사상에 대한 관심도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주체사상의 철학적 원리는 “사람
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라는 말의 의미는
사람이 자기 운명에 대한 주인이라는 뜻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의미는 사람이 자기 운명을
개척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람은 ‘가장 발전된 존재이며 물질 발전의 특별한 산물’이기 때문
에 자주성과 의식성을 지닌 사회적 존재라는 것이다. 단재는 역사를 통하여 애국심이 창조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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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체의식과 자주독립정신도 역사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단재의 민족주체사상은 그의 역사
인식 속에 잘 표출되고 있다. 비아非我의 입장에서 왜곡 서술된 역사를 아我의 입장에서 바로 잡아
바른 역사를 교육함으로써 민족의 주체의식을 국민들의 가슴속에 심어줄 수 있다고 믿었다. 5)
2. 민족정신의 생성과 발전 과정
우리 배달민족의 민족정신으로 가슴 깊은 곳에는 선비정신과 고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사상이
자리 잡고 있다. 선비정신은 낭가사상과 관련이 있고, 홍익사상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을 포함
하여 이 세상 모든 살아 있는 존재를 모두 이롭게 하자”는 사상으로 단군신화에 담겨져 있다. 홍익
사상은 우리에게 진정한 정체성의 핵심이지만, 최근 기독교 사상의 팽배로 현대 적용에 한계를 드
러내고 있다.
단군에 대한 관심은 몽고침략기와 같이 외세의 침입 때 나타난다. 일연의 삼국유사三國遺事 와
이승휴의 제왕운기帝王韻紀 를 통하여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여말의 위기 때 잠시
2) 교육기본법 제2조에 교육이념으로 홍익인간을 규정하고 있다. 교육으로 육성해야 할 자질로는 인격도야, 자주적
생활능력, 민주시민의 자질 등을 열거하고 있는 바와 같이 궁극적인 목적으로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 현실
을 제시한다. 이러한 표현들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기 때문에 교육지표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홍익인간을 삭제하
자는 교육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2021년 3월 21일 발의하였으나,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개정안을 철회하였다.
3) 김형효, 전게서, 193쪽.
4)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 (검색일: 2022.04.20.)
5) 송일근, 「丹齋 申采浩의 史觀과 民族主體思想 硏究」, 국내석사학위논문 忠南大學校, (1985),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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