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6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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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으로 탈바꿈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사다함과를 얻으면 기운이 충만하여 몸이 나는 듯 가벼워진다. 눈에서는 번개 같은 광채가 뿜
어나온다. 시력이 아주 좋아져서 백 걸음 밖에 있는 머리카락도 볼 수 있다. 또 흉터와 주름살도
없어진다, 음식을 안 먹도 배가 부르다. 며칠씩 굶어도 힘이 넘친다.
아나함과를 얻으면 붉은 피가 하얀 기름으로 바뀐다. 노인은 도로 젊어진다. 하얀 백발이 검게
변하며, 빠졌던 이가 다시 난다. 또 손을 대지 않고도 다른 사람의 병을 고친다. 입김으로 수은을
말릴 수도 있다. 추위나 더위를 전혀 안 탄다. 맨손으로 바위에다 글씨를 새길 수 있다. 자태는
옥으로 다듬어 놓은 거처럼 아름다워진다. 피부는 금빛이 돌며 투명해진다. 정신이 한없이 맑고
밝아 잠이 없어진다. 오랫동안 잠을 안 자도 전혀 피로하지 않다.
아라한이 되면, 티 하나 없이 맑고 드높아져서 하늘과 일치한다. 마음은 항상 화엄국(극락, 천국,
선계)에서 노닌다. 과거, 현재, 미래의 일을 모두 환하게 안다. 공덕과 수행이 부처님을 닮는다.
눈에는 붉은 노을이 가득하고 금빛 광채가 온몸을 감싼다. 주위에 오색구름이 둘러싸여 몸이 자
유자재로 움직인다. 하늘 높이 날기도 하고 순간 이동을 하기도 한다.” 107)
이 이야기는 육신을 가진 일반인으로서는 믿기 어렵다. 『장자』 「소요유」편에서도 이 이야기와
본질에서 같은 내용과 분위기가 읽히는 신인들의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온다. 『장자』의 이야기는 꾸
며낸 우화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므로 하나의 상징에 그치고 역사적 사실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개운 조사는 역사 속 인물이라는 점에서 마냥 허구로만 치부
할 수도 없다. 개운 조사의 이 같은 변신을 직접 선풍도골이라고 하는 데서 수운 선풍도골의 실상을
가늠할 수 있다.
개운조사의 선풍도골 이야기는 마음과 몸의 완성을 기본 구도로 하는 한국 선도의 모습을 갖추
고 있다. 마음의 완성은 시비분별과 갈등, 번뇌하는 마음에서 한점의 생각,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깨끗하고 고요한 마음으로의 초월을 의미한다. 위 이야기 중, “정신이 한없이 맑고 밝아 잠이 없어
진다.”, “티 하나 없이 맑고 드높아져서 하늘과 일치한다. 마음은 항상 화엄국(극락, 천국, 선계)에
서 노닌다.”에서 이러한 상태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정신이 한없이 맑고 밝아졌고 티 하나 없이 맑고
높아졌다는 것은 마음이 고요한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신 진화의 최고단계로써 다시
는 생각, 감정이 간섭하지 못하는 ‘涅槃寂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몸의 완성은 위 이야기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몸의 완성
은 개운조사의 이야기 속 선풍도골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선풍도골 특징 중의 하나는 “주위
에 오색구름이 둘러싸여 몸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하늘 높이 날기도 하고 순간 이동”을 할 수 있
107) 정현축, 『한국 선도 이야기』, 율려, 2016, 500~501쪽(임채우, 『한국의 신선 그 계보와 전기』, 소명출판, 2018,
144쪽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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