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8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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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2) 불택선악



                   수운은 자신이 이해한 궁극적 실재를 불택선악 하는 한알님이라고 명명하였다.                             114)  이는 자신의

                 처자식이 신분과 부를 양반가와 비교하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것을 보면서 나온 말이
                 다. 115)  불택선악은 선과 악, 어느 것에 기울어지지 않아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라는 것이 본래의

                 뜻이다. 선과 악은 양극단으로 치닫는 마음의 성질을 대표하는 말이다. 그래서 선은 해야 할 것이
                 고 악은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인식되어 선은 좋아하고 악은 싫어하게 된다. 이는 선악 감정으로

                 나타나는데 불택선악은 선한 감정과 악한 감정이 일어나지 않거나 선악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것이 수운이 깨달은 한알님이다. 선악이라는 상반되는 개념을 통하여 진리를 전달하려는 노

                 력은 진리를 전하는 종교나 사상에게서 보인다. 불교의 초기경전으로 알려진 『숫타니파다』에서
                 고오타마 싯달다는 “해야 할 선도, 하지 말아야 할 악도 버렸기 때문에 번뇌가 없다.”                          116)  라고 하였

                 다. 선 또는 악, 어느 것도 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번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번뇌는 생각, 감정의
                 다른 말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태를 접해도 그에 관련된 생각, 감정이 일어나지 않고 고요하다는

                 것이다. 수운이 한알님을 불택선악 하는 존재로 깨달았다는 것은 수운 본인도 그런 상태가 되었다
                 는 말도 된다.

                   한국 선도의 시조, 마고 선인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양극단의 감정이 없는 존재라고 하였다[麻姑
                 無喜怒之情]. 이것과 마음이 본래 텅 비어 사물을 접해도 흔적이 남지 않고[應物無迹], 선과 악의 감

                 정을 초월했다는 불택선악하는 마음의 수운의 무극대도는 본질에서 같다. 이를 통해서도 수운의
                 무극대도는 한국 선도의 부활임을 알 수 있다.



                 Ⅴ. 결론




                   서기 19세기 후반 안으로는 조선 성리학 질서가 수명을 다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민중은 부패
                 타락한 지배세력의 학정과 가렴주구에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또한, 밖으로는 서양 제국주의

                 의 침탈과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침략으로 나라가 존망의 갈림길에 섰다. 이에 동학 농민군은 보국

                 안민, 제폭구민, 척 왜양을 내걸고 관군과 일본군과 전쟁을 벌였다. 동학혁명의 원동력은 수운이
                 창건한 동학이 원동력이었다.
                   이제까지 동학에 관한 연구는 동학 정치적 사회적 역사적 측면에서 이루어져 왔고 서기 1990년

                 대 들어와서는 동학의 종교 철학 사상적 측면에도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 연구는 다른 종교 사상과



                 114) “호천금궐(昊天金闕) 상제(上帝)님도 불택선악(不擇善惡) 하신다네(『용담유사』 「안심가」).”, “그러나 한울님은
                 지공무사(至公無私) 하신 마음 불택선악(不擇善惡) 하시나니(『용담유사』 「도덕가」).”
                 115) 『용담유사』 「안심가」
                 116) 법정 옮김, 『숫타니파다』, ㈜도서출판 이레, 1999,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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