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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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늘 쪽으로 드러낸 고래에 관심이 많았음을 느끼게 한다. 결국 당시 선사인들의 사유세계가 매우
실용주의적 관점에 바탕을 두고 있었던 점을 알게 된다. 그래서 사람의 도상이 그 이후에 등장하는
이유를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사람이 먹고 살 수 있는 토대의 확보가 이루어진 뒤에 암각미술행위
로 표현된 사람의 모습은 영락없이 “옷입고 먹는 게 만족되어야 예절을 알게 된다.”(衣食足而知禮
節)는 유가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도 하고 있어 흥미롭기만하다. 그렇다면 울주 대곡리암각화를 구
성한 옛 선사인의 심리는 도대체 어떻게 요약이 가능할까?
결코 쉽게 확언하기는 어렵겠으나 적어도 주어진 도상들을 토대로 본다면, 대곡리지역을 점유
했던 선사인들은 고단한 삶 속에서도 모두가 배부르고 즐겁게 살 수 있는 환경을 꿈꾸었던 것으로
추론이 가능해진다. 그것은 필자가 제시하고자 하는 공동체의식의 한 속성일 수 있는 弘益的指向性
과 맥락이 함께한다고 여겨진다.
뿐더러 울주대곡리암각화의 도상내용을 통해 우리는 신석기시기의 후기부터 무문토기시대(청
동기시대)에 걸쳐 한반도 동남부 연해지역인 울주지역에 해양과 육지에 걸쳐 융합적이고도 변화
무쌍한 생활기풍이 펼쳐진 점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海陸병행의 적극적 삶의 전개태도는 문헌상
으로 보게 되는 전승설화상의 해륙양면적이었던 先발조선사회인의 무늬가 있는 가죽(文皮)의 생
산과 견주어 생각할 점으로 여겨진다. 선발조선인들이 하우씨 사회와 무늬가 있는 가죽을 교역한
양상과 비슷한 맥랑성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좀 더 상세한 자료의 보완이 요구될 문제이긴 하지
만, 울주 대곡리암각화에서 느끼게 되는 해륙공동체적 생활기풍이 문헌전승의 설화기록에서 느끼
게 되는 先발조선사회의 해륙공동체적 교역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을 하게 한다.
2. 한·중 上古交易史를 통한 韓國先祖들의 행복추구과정 엿보기
1) 상고 문화를 헤아리는 다양한 관점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동북아 역사문화연구자들 가운데 근래에 홍산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非황하권의 선사문화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경향이 높아가고 있어 주목된다. 11) 더불어 한
국의 일부 연구자들도 한국 선사시기 선조들이 홍산인들과 일정한 연관이 있음을 논증하고자 노
력하는 적극성을 드러내어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12)
11) 「언어학, 고고학, 고대 DNA분석을 통한 동아시아 선사 문화의 학제간 연구」『중국고고학동향』, (222년1호), 국립
문화재연구원 온라인배포자료, pp. 17~21.
12) 한국인의 선사시기 선조와 홍산인의 연관성을 비교적 왕성하게 펼치는 연구자로 복기대와 우실하의 경우는 눈길을
끈다. 향후의 연구가 더욱 진전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느낀다. 그러나 대체로 관련 연구자들의 논고 내용들이 거의
중국학계의 자료를 바탕으로 종합적 분석을 추구하는 점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이를테면 홍산지역 토기의 겉에 드러나
는 人字文이 한반도 신석기유적에서 드러나는 빗살무늬와는 어째서 유사하면서도 다른 이유 등에 관한 고민이 보다
적실한 문제제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홍산지역 鉤連文토기가 한반도 압록강 水系 및 평안도 평양지역에 일정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힌 필자(박선식)의 연구사례를 구태여 거론하며, 향후의 보다 세밀하고 計量的인 연구가 이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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