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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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정이 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현대 한국인의 선조들이 서기전 23세기경을 전후한 시기부터 서기
전 7세기경까지 구현한 해륙공동체적 전통의 단서는 지리적으로 상당히 이격된 울주 대곡리의 암
각화에서도 그 단서가 확인되어 크게 주목된다.
그림 2 울주 대곡리 암각화에 확인되는 현대 한국인의 선조들이 드러낸 해륙공동체적 생활문화상
(이 설명모식도는 한국선사미술연구소 제공자료를 바탕으로 박선식에 의해 직접 재구성된 자료임을 밝힘)
대곡리암각화를 보면 무엇보다 숱하게 표현된 지상의 거친 들짐승은 물론, 생동감있게 표현된
숱한 고래 떼가 자못 현란하게 확인된다. 하지만 그러한 대자연의 환경 속에서 별다른 갈등이 없이
일정하게 단결된 공동체의 모습으로 수렵활동은 물론 거친 해상의 고래 포획작업에 적극적으로
떨쳐나서고 있는 당시의 선사인들이 확인되는 순간 보는 이는 가슴 뭉글한 감동에 빠져들게 된다.
가히 海陸共同體社會의 미술적 표현이며, 또한 海陸共同體 先史人의 강인하고도 단결된 생활상이
고스란히 펼쳐져 있음이다.
한편 한국의 여러 문헌을 보면 단군왕검의 시기부터 현대 한국인의 상고선조들은 홍수로 말미
암은 거대 재난을 경험했고, 남부 해양과 연관되는 세력(南夷)과의 불편한 군사적 대립을 치렀으
며, 그의 합리적인 해소를 위해 단군이 직접 남해안을 순회하며 적절한 직임자를 찾아 그에게 책무
를 맡기었다는 설화적 전승내용이 확인되어 주목하게 된다. 이른 상고시기부터 단군왕검 이래 한
국 선조들은 물과 해양에 얽혀 나름의 사건들을 경험했고, 관련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했을 개연성
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오계일지집』에 단군의 후손 가운데 상당부분의 아들들의
이름에 짐승의 이름이 적지 않은 점이다. 이러한 현상을 곧이곧대로 수용해야 할지가 고민이지
6)
6) 근현대기 역사가인 權相老(1879~1965, 동국대학교 초대총장)의 직접적인 필사행위로 전달된 기록이 바로 『오계
일지집』인데, 그 속에 보이는 ‘단군세계상탐기’에 단군왕검의 아들인 ‘부루우’의 세계가 거론됨은 흥미롭기만 하다.
그 부루우의 세계에서 거명된 후손들의 이름들을 보면 개과 인명이 3인, 고양이과 계열 인명이 3인 원숭이 계열 인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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