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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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한국 동남방 선사사회에서 원로를 존숭하는 분위기가 존재했음을 상정했다. 이어 대곡리 암각화
의 중부에 보이는 弓手수렵소집단과 최상부의 向우측방 어로선과 시선일치가 된 인물군상의 이미
지를 통해 모두에게 보탬이 되는 홍익지향성이 핵심을 이루는 공동체의식이 지속되었다는 논리를
제시하였다.
한편 대곡리암각화는 달리 기하도상이 주로 표현된 천전리 암각화에서는 암수 동물이 마주하는 등
의 도상을 통해 사람에 국한하지 않는 만물번성의 소망이 반영되었다는 의견을 이울러 제시했다.
필자의 견해가 모두 완벽할 수는 없겠으나 대곡리와 천전리에 걸친 선사암각화를 통해 공동체의
식의 미술적 표현이 선사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은 각 관련 도상들의 연관적 이미
지를 종합한 결과인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소견을 덧붙인다.
【주제어】 先史岩刻畫, 弘益指向性, 共同體意識
Ⅰ. 여는 글-한국上古史上 海陸共同體적 전통과 선사암각화 속
홍익지향성을 고민하다
중국의 오래된 문헌의 하나인 『관자』를 보면, 서기전 7세기 경 중국측은 그들과 떨어져 있던 發
朝鮮에서 무늬 있는 가죽(文皮)을 비싼 값에 사들이고 있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무늬 있는
1)
가죽이란 흔히 표범으로 알려진 아롱범 일 텐데 당시 발조선의 수렵인들이 날쌘 아롱범의 사냥에
능숙했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그런데 『주례』를 보면 “무릇 表貉을 신위로 삼아 제사를 지낸
다”는 기록이 보이고, 또 『古今韻會擧要』라는 기록을 보면, ‘貊’을 거론하며 그에 관한 주석에 “表를
세우 곳에서 군법을 만드는 제사(祭造軍法者)를 지내는 것은 그 신이 蚩蚘인데 혹은 黃帝라고 한다”
는 내용이 있음은 주목할 점이다. 왜냐면 치우나 황제가 전설적인 상고시기의 지도자이고, 貉은
2)
곧 貊과 함께 한국의 상고시기 선조를 지칭한 상징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짐승과 연관된
내용은 한국의 상고시기 선조들이 수렵활동과 깊은 연관이 있었을 추론을 앞서 상정케 한다. 더불
어 한국사회의 보편적 민속놀이의 하나인 윷놀이를 두고서, “윷놀이는 환웅시대 야생의 동물을 잡
아다 길들이기 시작하여 경쟁적으로 많은 가축을 생산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생겨났다고 할 수 있
3)
다.” 는 내용의 견해도 제기된 바 있어 참고가 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상고시기 사람들이 동물
을 포획과 사육 그리고 가죽의 이용 등에 관심과 그에 따른 생업적 조지들을 펼쳤음을 미루어 짐작
하게 된다.
1) ‘아롱범’은 豹虎의 순 우리말인데, ‘아롱’이란 어휘가 이미 ‘아롱아롱한 점이나 무늬. 또는 그 점이나 무늬가 있는
짐승이나 물건’의 뜻을 지니고 있어, 아롱범은 곧 무늬가 있는 범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2) 복기대,「맥(貊)의 기원과 전승에 관한 초보연구」『仙道文化』제11권, (천안: 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2011), p. 69.
3) 윤경수, 「윷놀이와 역사인식」『윷문화자료집』, (서울;한국민족종교협의회, 2013),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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