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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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2) 『맹자』 공손추 상편에 ‘仁’을 ‘가엽게 보는 마음(不忍人之心)’이라 하였고, 『맹자』 양혜왕 상편
에도 왕이 맹자에게 “우리나라에 무슨 이익(利)이 있겠는가?”라고 물었을 때 맹자가 “왕께서 하필
이익(利)를 말씀하십니까? 다만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또 『맹자』 이루장구 하
에 “군자의 인(仁)이라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3) 『논어』 이인(里仁)편에도 “군자는 인의(仁義)에 밝고 소인은 이익(利)에 밝다.”라고 하였고 또
“군자는 베품(德)을 생각하고 소인은 이익(惠)을 탐한다.” 라고 하여 이익(利)을 생각하는 것은 소
인의 행위임을 말하고 있다.
4) 『대학』에서도 이익(利)보다 베품(仁)을 강조하여 이(利)를 인(仁)의 하위개념에 두었다. 인(仁)
하면 이(利)는 절로 따라오는 부산물임을 말하고 있다. 즉 “한 고을이 인(仁-베푸는 정치)하면 한
나라가 인(仁)을 일으킨다.(一家仁이면 一國興仁)”라고 하였고, “요순이 인(仁-베품)으로써 천하를
다스리니 백성들이 감복하여 잘 따랐다.”라고 하였다. 또 『대학』에서 군자의 친애(親愛)와 소인의
이익(利)을 분명히 구분하였다.(君子는 賢其賢而親其親하고 小人은 樂其樂而利其利)
따라서 ‘弘益人間’의 ‘益’도 이(利)가 아니라 ‘군자의 인애(仁愛)와 베품(仁)’으로 보아야 한다. 즉
앞의 『대학』의 “군자는 친애(仁)함을 바탕으로 여기고 소인은 이로움(利)을 즐긴다.”라고 한 내용
과 『맹자』의 “왕께서 하필 이익(利)를 말씀하십니까? 다만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라는 내용
에서 보듯이 ‘利’는 소인의 이익이요, ‘仁’은 대인의 베품이다. 따라서 ‘홍익’은 ‘백성들에게 널리
베푸는 정신’이다. <弘益人間 在世理化>란 ‘백성들에게 널리 베풀어 그들의 생활이 편안하도록 한
다’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군자는 일반적인 군자(君子-교양인)를 넘어 인군(仁君-어진 임금)이다.
또 세종의 즉위 교서에 “어진 마음으로 베푸는 정치를 하는 임금이 되겠다.(施仁發政)”는 세종의
애민정신은 조선의 천문학을 정립하여 명나라의 하늘에서 벗어나 조선의 하늘을 찾게 한 『칠정산
내외편』을 완성하였고 우리 현실에 맞는 농사를 짓도록 『농사직설』을 펴냈고 글을 모르는 백성을
교화하기 위한 『삼강행실도』와 『훈민정음』을 만든 것도 모두 애민정신 즉 홍익정신이라 할 수 있
다. 또 『훈민정음』 서문에 나오는 “내가 이를 가엽게 여겨(不忍人之心) 훈민정음28글자를 만들었
다.(予爲此憫然하여 新制二十八字)”라는 내용과 『훈민정음』 「합자해」의 “길이길이 우리 백성들의
눈구멍을 뚫어주었네.(大東千古開矇矓)”라는 내용도 임금이 백성을 가엽게 여겨서(不忍人之心) 행
하는 인(仁-베품)의 정치 즉 홍익정신이다. 또한 ‘홍익인간(弘益人間)’은 비록 임금뿐 아니라 선비
들과 백성들 사이에서도 두루 지켜야 할 행동기준이자 덕목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인간(人間)>은
<사람 사는 세상>으로 풀어야 할 것으로 본다. 즉 넓은 뜻으로 본 <인간>이라는 의미는 사람 사이,
부부 사이, 부모자식 사이, 친구 사이, 이웃 사이, 동네 사이, 국가 사이 등의 서로간의 관계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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