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1 - 국제학술문화제-동북공정 분과
P. 221
고구려 건국연대 재정립에 의한 만주의 영토권 연구 신용우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문화는 인류가 살아온 삶의 형태와 사고 그 자체로 보편성과 상속성을 갖춘
것이며, 그 사고와 행위가 이루어지던 매 순간 지구라는 공간에서 펼쳐온 수평적인 개념이다.
(2) 역사
역사는 수평적인 개념의 문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축적된 수직적인 개념이다. 지금이라는
순간이 지나면서 바로 이어지는 시간과 종적을 끊임없이 엮은 것이 역사다. 따라서 역사는 문화와
같이 보편성과 상속성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개인에 의해 돌출적이거나 충동적으로 발생했다가
소멸되는 행위가 아니라, 일정한 영역 안에서 보편성을 갖추고 꾸준히 이어지는 상속성을 갖춤으
4)
로써 사회성을 동반하는 행위를 기록한 것을 역사라고 한다. 그래서 역사는 그 현상은 다를지라
도 반복되는 것이라고도 한다. 또한 역사가 기록되는 범위에 의해 나라나 민족 혹은 지방의 역사나
세계사가 된다는 점에서도 문화와 역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으로, 수평적인 문화를 수직적으로
축적한 것이 바로 역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의 주인인 문화주권자가 역사의 주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2) 문화영토론의 개념과 의의(意義)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정한 문화와 역사의 개념은 일정한 영토를 기준으로 형성된다. 수
평적으로 행해지는 문화에 의해서 수직적으로 축적되는 역사는 일정한 영토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 영토는 축적된 문화의 문화주권자인 역사의 주인이 영토권자가 됨으로써 문화가 영토
라는 문화영토론의 기본적인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다.
문화와 역사와 영토의 기본적인 개념을 토대로 영토권자를 정리하면, 현재 눈에 보이는 지리적
국경에 의해서 지배하고 있는 통치자는 개념적 영토권자일 뿐이고, 대대로 그 안에서 문화를 누리
며 생활해온 문화주권자를 실질적인 영토권자로 인정해야 한다. 또한 현재 눈에 보이는 문화영토
뿐만 아니라 고대부터 이어온 문화영토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적어도 문화영토라고 지칭되려면
보편성과 연속성을 확보한 문화에 의해 정의되어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역사적 맥락으로 관류되
는 종축과 문화적 시야로 포괄되는 횡축이 서로 교직되는 개념으로 문화영토론의 기본개념과 부
합되는 것이다. 어느 나라의 영토를 이야기할 때, 지배자의 주권에 의해 설정된 지리적 국경에 의
한 영토를 개념적 영토라고 한다면, 역사와 함께하는 영토문화의 문화주권을 소유하는 영토가 실
5)
질적인 영토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정한 영토의 영토권자는 ‘지리적 국경이 아니라 문화에
의해서 영토를 정의하는 것’이라는 문화영토론의 기본적인 개념과 ‘인간과 일정한 토지 사이에서
4) 신채호는 ‘상속성은 시간적으로 생명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며, 보편성은 공간적으로 영향이 파급되는 것으로 사회
적 행동인 경우에만 역사가 된다’고 했다; 신채호, 박기봉 옮김, 조선상고사 (서울: 비봉출판사, 2006), 25쪽.
5) 신용우, 「문화영토론에 의한 대마도의 영토권 연구」, 경일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5), 13쪽.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