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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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 분과 1


                 찿을 수 있다. 그런데 『환단고기』의 사료적 가치에 대해 상반된 의견들이 있다. 『환단고기』 위서론

                 자들은 환단고기의 사료적 가치에 대해 무시한다. 『환단고기』에 대한 위서 논쟁은 1977년 송찬식
                 이 쓴 월간중앙 9월호에 ‘위서변(僞書辯)’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대두됐다. 글에서 송찬식은 북

                 애노인의 『규원사화』가 위서가 아닐까 하는 의문점을 서술한 글에 불과했다. 『규원사화』를 서지
                 학적으로 분석, 검토한 것이 아니고 위서의 가능성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적은 글에 불과했다. 그

                 뒤 『환단고기』가 1979년에 나오면서 지금까지 진위 논쟁에 휩싸인 것이다.                         44)  위서론자들이 주로
                 제기하는 문제로서 첫째, 저자인 운초 계연수가 가공인물이라는 것이다. 둘째, 『환단고기』에 나오

                 는 영고탑은 청나라 시조와 연관된 용어로서 『환단고기』는 청나라 이후에 쓰여진 위서라고 주장한
                 다.

                   셋째, 위서론자들은 『환단고기』에 국가·문화 평등·자유·헌법·인류·세계만방·산업같은 근대
                 용어가 쓰여졌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한다.                45)  『해동인물지』에는 계연수가 실존 인물임을 증명하

                 는 그의 생애가 소개되어 있다. 전병훈이 쓴 『정신철학통편』에는 “계연수라는 한 도인이 백산에서
                 약초를 캐다가 산속까지 들어갔다가 석벽에서 이 글자를 발견하고 베꼈다고 한다.”라고 하였

                 다. 46)  제주도 명예교수 안창범은 『중국고금지명대사전』에 나오는 영고탑에 대한 기록을 인용하
                 는데, 만주어로 ‘여섯’은 영고란 뜻이고 ‘자리’는 특特이라 한다. 본래 영고탑은 ‘영고특’에서 ‘영고

                 태’로 ‘영고태’에서 ‘영고탑’으로 변한 것이다. 영고탑은 지명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영안의 옛탑’
                 이란 뜻으로 단군 조선 때부터 있었던 건물 모양의 탑이다. 『환단고기』의 영고탑은 원래 탑의 이름

                 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탑이 사라지고 지명으로 남았다고 본다.                          47)
                   ‘세계’에 대한 용례는 능엄경에서, 국가의 용어도 주역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산업이란 용어도

                 이미 2천 수백년 전인 중국 전국시대에 쓰여졌다. ‘헌법’이란 단어도 전국시대 이전부터 ‘법’, ‘법
                 전’이란 뜻으로 쓰였다. 그리고 ‘문화’라는 용어도 이미 고대에 ‘문으로써 가르쳐 변화시킨다’는

                 뜻의 ‘이문교화(以文敎化)’가 쓰여졌다는 것이다. ‘평등’이란 단어도 원래 불교용어로 ‘차별이 없
                 다’는 뜻이다. 일체의 현상은 차별이 없다는 뜻의 불교 용어로 쓰인다. 고문헌에서는 ‘서로 같다’라

                 는 뜻으로도 쓰였다. 이와 같이 위서론자들이 주장하는 『환단고기』의 많은 용어들은 이미 고대부
                 터 쓰여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48)  최근에 많은 학자들이 『환단고기』의 가치를 말하는 “한민족과

                 인류의 원형문화, 태고 역사를 밝혀줄 유일한 역사서”라는 의견에 동감을 하고 있다. 이에 본 졸고
                 에서는 『환단고기』에서 살수와 공험진 선춘령에 대해 서술한 내용을 역사지리학적으로 살펴보면

                 서 『환단고기』의 사료적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한다.



                 44) 안경전 역주, 『환단고기』, 「해재: 환단고기 진위논쟁」, (대전: 상생출판, 2012). 95~96쪽
                 45) 안경전 역주, (2012). 96~102쪽
                 46) 전병훈저 임채우역, 『완역 정신철학 통편』, (서울: 인월담, 2021), 89쪽: 有一道人桂延壽採藥白山 窮入山根 石壁見
                 得此字 照寫云耳.
                 47) 안경전 역주, (2012). 해재본: 98~100쪽.
                 48) 안경전 역주, (2012). 헤제본: 122~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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