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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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와 남한 강단 가야사학계 김수지
는 내용이다. 이 신화 역시 한국 고대국가에서 일본열도로 건너간 사람에 대한 신화인데 쓰다는
스사노오 신화와 마찬가지로 아메노히보코 신화도 거짓이라고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상당히 후세에 제작된 것으로 (중략) 신라의 통제가 어려워진 시대에 신라와 일본이 아득한 옛
날인 신대부터 관계가 있는 것으로 꾸며서 만든 것이다. 7)
스사노오가 신대사에 나온 신인 이상, 그와 관련되는 이야기도 처음부터 역사적 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 8)
아메노히보코 이야기는 전혀 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 9)
쓰다는 위와 같이 한일계통관계에서 한국고대국가 주민들이 일본열도로 도래한 것으로 묘사되
는 기록들을 허구일뿐 역사적 사실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런 신화들은 일본천황의 권위
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일본민족 단일민족론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쓰다는 일본 신대사를 부정했다. 그런데 세키네 히데유키(関根英行 1962~) 10) 는 쓰
다가 ‘일본 단일민족론’을 주장하면서 강화시킨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일계통관계의 단절’을
의도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필자는 보다 본질적으로는 일본민족의 선조가 한반도에서 도래했다는 당시의 정설을 부정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황실의 역사인 신대기를 가공의 이야기로 만드는데 성공
했다고 하더라도, 『고사기』, 『일본서기』에 일본민족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는 인식이 존재하
는 한 일본민족의 한반도 도래설은 끊임없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쓰다가 『고사기』,
『일본서기』에서 일본민족의 역사를 제외함으로써 일본민족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 한민족의 흔
적을 말소하려 했다고 생각한다. 11)
쓰다는 신대기 기록들을 전부 거짓 허구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본 천황은 15대 오진천황(応
神天皇)부터 천황의 실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2) 그런데 오진천황의 모(母)인 진구황
7) 세키네 히데유키(2020), 154쪽.
8) 세키네 히데유키(2020), 154쪽.
9) 세키네 히데유키(2020), 155쪽.
10) 가천대 동양어문학과 교수, 한국일본근대학회 회장, 한국일본사상사학회 부회장
11) 세키네 히데유키(2020), 152쪽.
12) 쓰다는 1913년에 『신대사의 새로운 연구』를 발표하고 1918년에 모교에 강사로 부임했는데, 1940년에 『고사기』,
『일본서기』를 ‘과학적으로 비판’한 것이 황실의 존엄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한다. 그후 그의 저서들이 차례로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고 일본 문부성의 요구로 대학에서 해임되었다. 1942년에는 출판법 위반으로 금고 3개월,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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