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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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任那興亡史』를 통해 본 末松保和의 한일 고대사 인식 채정웅
IV. 가라에 대한 인식
1. 가라 제국과 그 문화
임나의 땅은 ‘우리의 바깥’‘우리의 서쪽’이라는 의미로 일본과 특수한 관계의 일단이 된 나라들
을 말하며 임나라고 총칭되는 나라들의 현지의 모습을 중국이나 조선의 사서를 통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는 남부 조선의 모습을 기록한 최초의 사서로 삼국지 위지 동이전의 한(韓) 조를 들고
있다. 韓 78개국 각각을 ‘⚪⚪韓’이라 부른 것으로부터 추정해 韓을 加羅의 음역이라 주장한다. 가
라 제국은 낙랑군 시대 78개 한국 지역 전부를 총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임나 성립기의 가라 제국은
백제, 신라의 통일권 내에 들어간 나라들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말하며, 거기에는 경상북도 서
부, 경상남도, 전라남북도에서 충청남북도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으로 농업, 수산업에 있어서도 백
제, 신라와 비견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가야가 부족형태의 연합체 단계에서 발전하지 못하였으
며 이를 뒷받침할 논거 가운데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한국 사료를 인용한 것이 눈에 띈다. 가야
제국의 인물과 문화는 신라 문화 형성에 기여하였으며, 금관가야의 국명과 각국의 개국전설에 관
한 논지를 펴는데 있어 특유의 음운학적 해석을 자주 사용한 점도 눈에 띈다. 일본 사료와 한국 사
료를 혼용하며 논증할 때 사료에 나오는 고유 명사의 어원을 일본식 발음과 한국식 발음으로 유추
하는 그의 실증 방식은 잔존 유물 유적의 부재에서 오는 불가피한 방법이라 할 수 있으나 사료의‘취
사선택’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음도 사실이라 하겠다.
2. 임나문제와 일본 上代 문화
이 장은 末松의 고대사 인식에 관한 대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장이다. 여기서
末松는 선사기-낙랑기-임나기로 구분되는 고대사 시대 구분의 의미를 정리한다.
임나흥망사는 결국 일본의 대륙 관계사의 일부분으로 일본의 대륙 관계사는 서기 350년대부터
640년에 이르기까지 약 300년을 ‘임나기’라고 총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고구려, 백제, 신
라 삼국과 중국 남조와의 통교도 임나 문제 중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임나기의 이전
은 기원전 108년부터 313년까지의 400년여년을 ‘낙랑기’라 주장하며 그 이전은 선사기라 한다.
이 낙랑기의 역사적 의의는 漢의 문화를 동방 여러 민족에게 전해준 것과 함께 동방 여러 민족을
직간접적으로 통치, 지배한 것으로 따라서 왜인의 낙랑 통교는 비교적 일찍부터 단순한 문물 수입
범위를 넘어서 정치외교적인 의의를 가지며 이 점에서 고구려와 왜는 韓족에 비해 두드러진 능동
성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400년에 걸친 낙랑기 동안 중국의 군현정치가 한반도를 통치했으며, 낙
랑이 멸망한 이후에도 한반도에 이식되어 그 정치능력과 함께 낙랑군에 거주하던 중국인의 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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