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대한사랑 14호(202502)
P. 19
2025. 2
2) ‘유사(遺事)’를 ‘『삼국사기』에 빠진 즉 나라의 스승[국사(國師)]으로서 80
것을 보완한 것’으로 곡해(曲解)하여 여 성상(星霜)의 한평생을 정리하면
해제(解題)한 서술이 대부분이다. 서, 선대 어른들이 후손들에게 ‘아무
유(遺)자는 <보조동사>+<본동사>로 거나’ 물려주지는 않듯이... 우리 강역
조합된 언어구조에서는 ‘보조 의미’ (疆域)에서 ‘존속하다 사라진’ ‘역사·문
이다. ‘보조의미’로 풀이되는 말로서 화적 동질성을 이어 온’ 여러 겨레붙이
‘유실(遺失);[<보조>남겨 두고] <본>잊다, 유 들의 삶 속에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기(遺棄);[<보조>남겨 두고] <본>버리다, 유루 할’ ‘가치 있는 사실들’을 이야기식으
(遺漏);[<보조>전승, 보관, 두어지다가] <본>흘리 로 쓴 ‘사찬(私撰)의 역사·전통·사상·
(흘러내리)다, 유여(遺與);[<보조>남겨] <본>주 교훈서’와 같은 것이다.
다’... 등이 있다.
『삼국유사』의 이 유(遺) 자를 해제하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에 빠진
면서, 위의 <본 의미 ; 잃다·버리다·흘
것을 보충한 것”으로 풀이한 까닭
리다>의 풀이’를 적용하여, 그런 취지
은, 유(遺)의 <본뜻; 남기다·전하다,잇
에서 ‘『삼국사기』에 빠진 것을 보완한
다...>은 버리고, 유(遺)자가 <보조 뜻>
것’으로 곡해한 것이다.
으로 써진 경우에 해당하는 단어의 <본
그러나 『삼국유사』에서의 유(遺)자
뜻; 잃다·버리다,흘리다...>을 여기에다
는 <본동사> 뒤에 <명사>를 접속한 언
적용하여 생긴 곡해(曲解)이다.
어구조를 지닌 경우의 단어이다. 즉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에서 빠트
유(遺)의 본래 뜻인 ‘남기다·두다·내리
리거나 싣지 않은 것을 보충하기 위한
다·잇다·후세에 전하다’로 새겨야 하
목적의 책이 아니다.
는 용어인 것이다. 예로서 유언(遺言)=
남기는·전하는·잇는 말씀(명사), 유훈 ‣유(遺)자 뒤에 명사(名詞)가 붙은 용어
(遺訓)=가르침, 유업(遺業)=업적이나 사 에는 분명히 본래 뜻을 반영하고 있음
업, 유산(遺産)=소중한 자산, 유물(遺 을 유념하면, ‘유사(遺事)란 책 이름의
物)= 전승된 물건, 유적(遺蹟)=남겨진 자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취, 유습(遺習)=전해 내려오는 풍습...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비견할
에서와 같이, ‘간직·전승할 가치 있는 역사서도 아니요, 신화집·야사·설화·
것을 남긴 사실[사건]’으로 새겨야 한 민담·불교기록도 아니다.
다.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