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월간 대한사랑_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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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조선시대 들어서 명나라의 영향을 말인데, 계절로 보면 3개월이다. 흔히 음
크게 받는다고 설명을 해놓았는데, 어떤 력으로는 7월, 8월, 9월이 가을이기 때문
것이 영향을 받았는지는 말하지 않고 있지 에 3개월 내내 추석이 되는 것이다. 어느
만 결국 중화권의 명절로 인식하는 게 아 하루를 지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8
닌가 한다. 월 15일은 그 3개월의 딱 중간에 걸리게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앞서 말한 추석은 된다. 아마도 절반이 되는 달에 달이 훤하
중국에서 기원한 명절이라고 주장을 하던 게 떠오른 날로 축제일을 지정한 것이 아
분의 말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 닌가 한다. 즉 추석은 신라의 고유 명절이
다. 더구나 한국은 말로는 우리는 중국과 라는 것이다.
는 다르다고 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은 『삼국사기』와는 다르지만 일본의 승려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더구나 문자를 한 였던 엔닌은 당나라에서 활동을 하면서
자로 많이 쓰기 때문에 우리들은 역사적인 신라의 추석에 대해 이렇게 기록을 해 놓
연원을 밝히는데 늘 중국에서 찾기 때문에 았다. 그는 9년 동안을 당나라에서 불교를
충분히 가능한 주장인 것이다. 공부하였는데 그런 중에 현재 중국 위해
시에 있는 신라방에 있던 적산 법화원에
3. 같은 8월 15일, 다른 명절, 추석(秋夕)
서 추석을 보낸 것이다. 엔닌은 신라 승려
과 중추절(仲秋節)의 유래
들에게 초청을 받아 법화원에서 추석날에
나라의 축제일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모 맛있는 여러 음식 대접을 받으면서 물어본
든 사람이 참여하여 즐기는 것이다. 황제 것 같다. 왜 초대를 받아서 이런 음식을 먹
도 관리도 백성도 노비도 다 같이 즐겁게 게 되었는지 물어본 것이다. 법화원의 신
즐기는 것이 명절인 것이다. 추석에 대해 라 노승들이 신라가 발해와 싸워 이긴 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필자는 여러 문헌 기 을 기념하기 위한 날로 온갖 음식을 준비
록에서 찾아보았다. 큰 흐름은 한국의 신 하여 3일 동안 노래하고 춤을 추고 즐긴다
라에서 시작된 것이다. 『삼국사기』 유리왕 고 답을 했다.
「본기」에 보면 8월 15일 행사 이름을 ‘가 그런데 법화원에 있는 승려들도 고향 생
배(嘉排)’라 하였다. 이 가배는 이두식 표 각을 하면서 추석 명절을 보낸다고 하였
기라 하는데, 우리는 이것을 가위로 불렀 다 한다. 즉 신라의 발해에 대한 전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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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지금은 한가위로 부른다. 념일이라는 것이다. 다소 엉뚱한 대답인
그런데 이 가배가 언제부터인가 ‘추석 데, 아마 당시 신라와 발해의 사이가 좋지
(秋夕)’으로 바뀌었다. 즉 가을 저녁이라는 않아서 신라 사람들이 발해에 대한 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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