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월간 대한사랑_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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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9



                      가지고 왔대요.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역시 같은 핏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최원호 : 알고 보면 고려인들은 대부분 독립운동하시던 분들의 후손들인데 나라
                      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세워주지 않아서 서운하지 않으신가요?

                      신조야 : 서운하다고만 말할 수는 없어요. 왜 그런가 하면 나라 형편도 봐야 되잖
                      아요. 무조건 우리 욕심 때문에 국적을 안 주냐고 말할 수가 없어요. 고려인들을

                      받아주게 되면 조선족들도 다 받아 줘야 되잖아요. 한 가지 우리 고려인들은 애
                      를 많이 낳아요. 그래서 주변에서 고려인들은 남자 혼자 벌어서 어떻게 가족을
                      꾸리냐고 해요. 근데 중앙아시아에서 그렇게 살다가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무서

                      운 게 하나도 없다고 그래요.         2)



                      최원호 :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출신의 고려인들은 1937년에 강제 이주
                      당하면서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말 그대로 버려진 분들의 후손들이잖아요.
                      얼마나 생활력이 강하겠어요.

                      신조야 : 예. 말 한마디도 모르는 곳에 들어가서 처음에 선조들이 어쩔 줄을 모르
                      잖아요. 그렇지만 살아야 되니까, 씨를 먼저 뿌려보자. 그렇게 그곳에 고려인들

                      이 들어가서 쌀농사를 짓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거기에 쌀농사가 없었어요. 그
                      때 우리 부모들이 들어가서 처음 벼농사를 한 거예요.



                      최원호 : 몇 년 전에 우즈베키스탄에 갔을 때 구소련 시절에 벼농사로 영웅 칭호

                      를 받은 고려인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신조야 : 많이 있어요. 일 잘해서 칭찬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군대 가서 전쟁 잘했
                      다는 건 없어요. 고려인들이 한 가지 좋은 일을 해줬다는 거에요. 우리 고려인들

                      이 못 쓰는 땅을 다 쓰게 만들었잖아요. 그래서 땅이 넓어졌잖아요. 사막에 물도
                      없는데, 물 빠지게 만들어 놓고. 그렇게 우리는 척박한 곳에서 살아난 사람들이

                      에요. 나는 그래도 좋은 시대에 태어났어요. 전쟁 끝나고 1956년도에 태어났어
                      요.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거기서 얼마나 고생했겠어요.





                       2) 현재 국내 거주 고려인은 10만 명, 조선족은 150만 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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