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월간 대한사랑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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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6
그걸 보면 어떤 모양을 보고 그 모양을 연계시켜서 소리를 냈다. 그건 창조
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훈민정음 창제를 두 단계로 보고 싶습니다. 하나는
창조로 기관과 소리를 맞췄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가 그걸 실제로 그리는
것은 ‘자방고전’, 다른 글자를 빌려서 썼다. 그 글자가, 정말로 바라는 마음
인데, 가림토 문자 아니었겠나 하는 가설을 세워보는 거죠. 세종대왕께서
참 대단한 일을 하신 거예요.
최원호 : 행촌 이암 선생은 고려 말 대몽항쟁 시기에 민족 주체의식이 굉장
히 강하셨던 분인데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행촌 선생의 역사관 중에 무
엇을 주목하고 되새길 필요가 있을까요?
이익환 : 행촌 선생의 역사관은 「단군세기」 서문에 ‘나라는 몸, 역사는 혼’이
란 구절에 들어있다 생각합니다. ‘국유형사유혼國猶形史猶魂’ 이것을 여러 사
람이 번역했지만, 저는 현재 <행촌학술문화진흥원>의 이사장이신 이기동
교수가 ‘나라는 몸, 역사는 혼’이라고 번역한 것이 참 마음에 들어요. 혼이
없는 몸이 지탱할 수 있겠는가. 역사가 없으면 국가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
라고 비유를 멋지게 하셨잖아요. 그런 역사관이 지금도 필요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옛날의 역사를 배우고 앞으로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중간 단계에 있는 우리가 열심히 공부해서 체계화시켜놔야 할 것 같다. 그
래서 그런 역사 정신이 반드시 대한민국이 발전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공
헌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최원호 : 시대는 지났지만 행촌 이암 선생의 역사관이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
하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많은 분들이 나라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원동
력은 역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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