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월간 대한사랑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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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주인 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는 미국의 저명한 수메르 전문가
새뮤얼 크레이머(Kramer, 1897-1990) 박사의 해석이다. 수메르인들은 원래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란 고원의 산들
을 넘어 메소포타미아로 이주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갈대가 무성한 것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수메르인들이 다른 곳으로부터 이주해 온 사람들이라는 것은 그들이 남
긴 유물들이 그 이전 선주민인 우바이드 문화의 유물들과 달랐다는 점으
로 확인된다. 또 수메르인들이 주변의 셈족이나 인도유럽어족과는 다른
계통의 언어를 사용하였다는 것도 수메르 이주설을 뒷받침해 주는 사실이
다.
수메르문명은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꼽히지만, 수메르문명이 남긴 기록
은 다른 어느 문명보다도 많다. 그것은 점토판에 글을 쓰는 그들의 독특
한 기록방식에 기인한다. 진흙으로 점토판을 만들고 점토판이 마르기 전
에 갈대 촉으로 문자를 새긴다. 글자를 새긴 점토판을 햇볕이나 그늘에서
말리면 문서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말린 점토판은 부서지는 경우가 많았
지만, 굽거나 화재로 인해 구워지는 경우 점토판은 대단히 단단해져 좀처
럼 부수어지지 않는다.
현재 수십만 점의 수메르 점토판이 전해온다. 수메르 문헌들의 대다수
는 물건의 개수와 품목을 기록한 물목이지만 개인들 간의 계약서도 더러
남아 있으며 신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문학작품들이 전해진다. 크레이머
박사는 이러한 점토판을 연구한 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역사
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는 책은 우리말로도 번역되어 있는데 수메르인
들이 남긴 다양한 문헌들을 소개하고 있다.
수메르가 시작한 인류 역사 최초의 기록
그에 따르면 수메르인들은 인류역사에서 최초로 여러 가지 제도들을 만
든 사람들이다. 처음으로 문자를 만들었으며, 최초로 글을 가르치는 학교
도 세웠다. 문자와 학교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명의 수단이다. 당시에도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글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였다. 수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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