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월간 대한사랑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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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 상고 사람들이 그 근본을 잊지 못하여
상고 사람들이 그 근본을 잊지 못하여 사우를 창립했다.
邃初之人, 不忘其本, 創立寺宇.
『단종실록』 즉위년 6월 기사
조선시대 비운의 왕인 단종이 즉위한 해에 황해도에 전염병이 돌았다. 그 지
역 백성들이 흔적도 없을 정도로 죽어 나갔다. 경창부윤 이선제가 고민 끝에 상
서를 올린다. 본래 황해도 문화현 구월산에 있는 삼성당(三聖堂)에 모시고 있던
단군을 기자사당이 있는 평양으로 옮긴 뒤에 전염병이 돌았다는 민심을 전한다.
그러나 그는 상서의 후반부에서 좀 더 근본적인 이유와 해결책을 말한다. 선
대에 우의정을 지낸 유관의 상서와 고려시대 사서인 『삼국유사』와 사초를 통해
본질적인 원인을 생각했다. 단지 단군을 기자의 사당이 있는 평양으로 옮겨서가
아니고 이성(二聖)인 환인과 환웅을 소홀히 모신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
했다. 그러면서 삼성당(三聖堂)을 수리해서 세 분[환인, 환웅, 단군]의 신상(神像)을 새
로 만들어 관리를 파견해서 예전처럼 존경하고 도와주기를 기원하면 해결될 것
이라고 했다.
그의 상서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다. 그는 환인과 환웅, 단군을 모
시는 삼성당이 어느 시대에 창건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상고시대부터 세 분을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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