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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 신관의 동양철학적 해석   사이먼 킴



                   신은 결코 물질처럼 증명되거나 생명처럼 경험되는 존재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는 문명시대 이전부터 신을 숭배해 왔다. 중세 신학 시대를 지나 근대 과학 시대가 열렸을 때도 신
                 은 인간 지성의 주제였다. 동양철학에서는 천지인의 대전제로서 신의 존재를 당연시하는데 비해,

                 서양철학에서는 데카르트의 사고, 로크의 지성, 칸트의 이성으로 끊임없이 신의 현존에 대해 질문
                 해온 것이다. 이제 현대 물질문명의 시대에도 신은 여전히 인간에게 가장 절실한 존재로서 탐구대

                 상이다. 화이트헤드의 말처럼 “문명화된 존재란 어떤 광범한 일반성을 가능케하는 이해력을 통해
                 세계를 개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2)

                   일반적 신의 존재 문제는 어쩌면 인류에게 영원한 수수께끼일 수밖에 없다. 신앙의 대상으로 현
                 존하는 단독 개념(singular concept)으로서의 신은 더욱 불가사의이다. 빅 뱅 이래 137억년 팽창

                 해 나가고 있는 물질 우주 그 어디에도 전통적 의미의 신의 존재는 자리할 곳이 없지만, 자연법칙으
                 로 운용되는 우주와 세계를 이해하는 인간의 지식 체계가 신적인 존재를 대신하고 있다. 신 개념

                 일반, 서양의 신 개념, 동양철학의 신 개념 등을 정리하면서 태일신(太一神) 상제는 어떤 신인가,
                 일신(一神)이면서 삼신(三神)인 한국적 신은 어떤 존재인가하는 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 하는지 진

                 지하게 고민해 보아야할 것이다.



                 1. 번역이 불가능한 서양 전통의 신 개념




                     1) 서양 전통 신관의 정체



                   우리는 흔히 개신교 장로, 목사님의 기도 중에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하느님이라는 표
                 현을 듣는다. 실제로 그러한 형용어가 서양신관에서 도출되는가 확인해 볼 여지가 있다. 중세 신학

                 자 안셀무스(1033-1109)는 하나님을 ‘최고 본질, 최고 생명, 최고 이성, 최고 행복, 최고 정의, 최
                 고 지혜, 최고 진리, 최고 선성, 최고 위대, 최고 미, 최고 불사성, 최고 복락, 최고 영원성, 최고 권

                 능, 최고 일자성(―者性)’으로 규정한다.             3)
                   아우구스티누스(354-430)와 함께 기독교 신학을 완성한 학자로 평가받는 토마스 아퀴나스

                 (1224 -1274)의 신학이론을 살펴보면 오늘날 상식으로 통하는 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아퀴
                 나스는 그의 주요 저서인 《신학대전》 1부 2문 3항에서 〈다섯 가지 신 존재 증명〉을 제시하였다.                               4)



                 의 세계관을 ‘동북아시아의 모태문화’라고 부른다. 이런 ‘3수 분화의 세계관’이 도교와 선도 계통 그리고 민족종교 계통
                 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민족종교에서 경전으로 취급되는 「천부경」과 「삼일신고」에 보이는 1, 3, 9, 81 등의
                 수에 보이는 독특한 수리체계는 북방 샤머니즘의 고유한 수리체계인 ‘3수 분화의 세계관’의 산물이라는 점을 살펴보았
                 다.” 우실하, 천부경, 「삼일신고의 수리체계와 3수 분화의 세계관」, 『선도문화 1권』 2006
                 2) Whitehead 저, 오영환 역, 『사고의 양태』 (서울: 도서출판 치우, 2012) 18쪽
                 3) 안셀무스 <모놀로기온> 16. 김용규 “신” (서울: 한국기독학생회 출판부, 2018) 124쪽에서 재인용.
                 4) https://ko.wikipedia.org/wiki/다섯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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