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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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의 수리 철학적 해석 김태화
“[자료 4] 일적십거도(一積十鉅圖)”, 앞 단락에서 설명했던 ‘수 피라미드’ 9단보다 1단계 높인 10단
(1+2+…+9+10+9+…+2+1=10×10)을 흑백의 점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림 밑에
역의 음양오행과 결부하여, ‘1+2+…+9’에 해당하는 “흑점 45: 음陰과 구서龜書 또는 낙서洛書)”
와 ‘10+9+…+2+1’에 해당하는 “백점 55: 양陽과 용도龍圖 또는 하도河圖”라고 설명을 덧붙이고
“일적십거는 ‘혼돈’을 100이라는 숫자로 표현하고 음양(陰陽)을 45:55로 표현했다.“ 61) 라고 적고
있다. 그의 천부경 ③에 있는 ‘1적10거’의 해석은 수 피라미드 10단으로, 1을 하나씩 겹으로 쌓
아가는 ‘1적(一積)’의 셈과는 전혀 다르다. 결국 구서의 수 45와 용도의 수 55에 맞추어 ‘1적10거’
를 확대해석한 것뿐이다. 또한, 우실화는 그의 저서와 논문 62) 에서 ‘1적10’의 ‘10(십)’을 ‘완성수’
로 보고 있지만, 이것은 수가 아니고 하나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여 ‘새로운 시작(10의 근이
1+0=1)’을 할 수 있 상(象)이다. 이러한 주장은 미카엘 슈나이더의 다음 인용에 근거한 것이다.
10의 숫자의 근은 1이다. 즉, 10=1+0=1. 따라서, 데카드는 1로 다시 흘러가 새로운 모나드가 된
다. 원형적 원리와 9까지의 수에 대한 모나드의 관계는 모나드 뒤를 잇는 모든 수에 대한 데카드
의 관계와 같다. 어떤 수에 10을 곱하는 것은 그 수에 1을 곱하는 것과 같다. 그 결과는 본질적으
로 변화가 없으며, 다만 수는 자신을 팽창한 모습으로, 즉 더 높은 단계로 변한다. 피타고라스 학
파는 10을 ‘하나가 펼쳐지는 더 높은 1(unity)’이라고 불렀다. 63)
앞의 인용 글에서 숫자의 ‘근(根, root)’ 64) 은 『천부경』의 ‘본(本)’에 해당한다. 필자의 시각으로
보면, 수식 ‘10=1+0=1’의 의미는 주석 64에 따르면 ‘10의 근은 1+0=1’이라고 읽어야 한다. 이
해석에 근거하여 등호(=) 대신에 ‘10≡1+0=1’처럼 동일시 기호(≡)로 표기함이 바람직하다. 필자
는 수 10(‘十’)이 ‘수를 넘어서’, 이때부터 ‘새로운 시작’을 창조할 수 있는, 성장의 9단계를 마친
완성된 상(象)으로 보았다. 왜냐하면, 한자어 ‘十’은 세대(generation) 보존으로, 하늘을 상징하는
아버지(ꞁ or ⚊)와 땅을 상징하는 어머니(ㄧ or ⚋)의 짝짓기(욕(辱)의 ‘십’)로 새로운 자녀가 탄생하기
에,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9단계의 성장을 마친 완성된 상이다. 여기서 하늘을 뜻하는 주역의
효 ‘⚊’는 양이고, 땅의 효 ‘⚋’는 음이다. 이 두 기호의 결합(+)도 한자어 ‘十’과 동일시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1적10’의 ‘10(십)’은 십진법의 열 번째 자릿수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의
1이다. 즉 본래의 ‘근’인 1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61) 최동환, 천부경 , 199쪽.
62) 우실하, 전통 문화의 구성 원리 (서울: 소나무, 1998), 12쪽; 「도교와 민족종교에 보이는 ‘3수 분화의 세계관(1-3
-9-81)’」 도교문화연구 24, (2006), 101쪽.
63) Michael Schneider, 이충호 옮김,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 324~325쪽.
64) Michael Schneider, 이충호 옮김,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 308~309쪽. ‘근’을 구하는 방법은 9로
나누어서 그 나머지를 구하거나 한 자릿수가 나올 때까지 각 자릿수를 단순히 더해주면 된다. 예를 들면, 56을 9로
나눈 나머지도 2이고, 56≡5+6=11≡1+1=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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