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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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Ⅰ. 머리말
지금 세계는 1% 대 99%의 양극화 현상으로 미국과 일본까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지난 세기에 일제 35년간의 침탈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을 겪으면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여 1950년대 말에는 세계 언론으로부터 ‘구제 불능’이라
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그 후 반세기 만에, 남북 군사 대결 및 이념대립 속에서도 올림픽과 G20
세계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등 정치·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동
시에 달성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었다. 그리고 노래와 춤, 새마을 운동 등 많은 분야에서 세
계인들이 열광하는 한류도 일으키고, IMF와 코로나19도 모범적으로 극복함으로써 유엔무역개발
회의(UNCTAD)에서는 2021년에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편입시켰다.
그러자 최근에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을 비롯하여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그 발전의 원동력을
알고자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세기에 토인비를 비롯한 다수의
세계 석학들이 ‘21세기에는 대한민국이 홍익인간 사상을 바탕으로 인류사회를 주도하게 될 것’이
라고 전망하여, 그 발전의 원동력을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고 보았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내용에 무감각하다. 2020년에 나온 국사 교과서에서는 ‘홍익인간’이라
는 용어를 빼고 100여 년 전 일본인이 잘못 해석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내용만 싣고 있으
며, 2021년에는 국회의원들이 교육기본법 제2조 ‘교육이념’ 규정에서 홍익인간을 빼자고 청원했
을 정도로 홍익인간의 가치와 바른 의미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우리가 홍익인간(弘益人間) 이념을 바탕으로 미래 인류사회를 주도해나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잘못된 해석으로서는 극단적 양극화 해소 등 현실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바른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현대 우리에게 무엇보다 긴
급한 과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말은 한자가 없던 시절에 환인 천제가 생각했던 내용이다. 따라서
고려 때 일연이 표기한 한자의 해석으로써는 그 바른 의미를 찾기 어렵다. 바른 의미를 찾으려면,
우선 그 당시의 상황 속에서 찾아야 하며, 그런 생각이 나오게 된 우리 겨레의 창세 신화와 천부경
등의 민족정신에서 그 뿌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이념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온 우리 겨레의
역사와 고유문화에서 구체적인 실증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당시와 가까운, 오
래된 한·중·일 자전(字典)에서 그런 내용과 통하는 자의(字義)를 찾아서 비교해보아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런 순서에 따라 홍익인간의 바른 의미를 찾는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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