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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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과 광명사상의 함의에 관한 연구 정연돈
이 외에도 환국, 배달, 조선, 부여, 마한, 진한, 변한 등 나라이름과 거발환 천왕이나 해모수, 동명
왕, 박혁거세 등 왕의 이름도 대체로 광명과 연관이 돤다고 할 수 있다. 그 밖에 백두산, 태백산 등
산이름에도 많이 나타난다, 36)
2. 난생설화
우리 고대사에는 난생설화가 많다. 신라의 박혁거세, 석탈해왕, 가락국의 수로왕, 고구려 주몽
설화 등이 모두 큰 알이나, 황금알을 깨고 나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을 해로 보고 태양숭배를 뜻
하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알이 태양으로 비유될 수는 있지만 태양 이전에 인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빛(광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인간이란 밝은 빛을
가진 존재이며 한 나라를 건국할 때 큰 깨달음을 얻어 백성을 의로움과 평화가 있는 세상으로 인도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환인, 환웅, 단군 때부터 내려오는 광명사상
이 있으므로 많은 백성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한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3. 금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많은 금관이 출토되는 나라다. 신라의 금관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러
나 그 모양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사슴뿔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 보는 경우도 있고
불이나 나무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의견, 또는 왕(王)자를 형상화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반면, 초기 금관의 경우는 보다 단순해지며 장식이 많지 않고 높이가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갈수록 높아지고 많은 장식품이 붙어 아름다움을 더해간다. 따라서 초기 금관의 경우는 태양의 불
꽃을 이미지한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가야금관의 경우, 태양에서 나오는 불꽃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 태양의 이미지가 갈수록 형상화가 심화되어 권위와 미적 감각이 더해져서 신라의 금관
총, 황남대총, 서봉총의 금관과 같이 발전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임금이란 태양으로부터 권위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권위를 받아야 하는
것이 고대인의 정서일 것이라 본다. 특히 천지인 삼신일체 사상이 정신세계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
서 하느님인 광명을 상징하는 모습이 금관에 필요하기 때문에 청동관에서 금관으로 변하고 빛이
발하는 모습을 형상화함으로써 그 권위와 힘을 공식적으로 나타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 본다. 임
금은 하느님인 대광명으로부터 그 역할을 받아 수행하는 인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느님에게
제사도 직접 지내는 제사장의 역할도 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6)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밝사상,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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