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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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分國 과정을 논함  지양미



                    에 내려와 신시(神市)라 하고 이에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하였다. 풍백(風伯)·우사(雨師)·운

                    사(雲師)를 거느리고 곡(穀)·명(命)·병(病)·형(刑)·선악(善惡) 등 무릇 인간의 삼백육십여 가지
                    의 일을 주관하며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삼국유사』 「고조선」)
                                                             7)


                   위 기록은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특히 원문

                 이 한문이므로 글자마다 내포하는 의미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번호를 매긴 부분이 분국의 기원을
                 밝혀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 ①은 환인의 동의가 있

                 었음을 의미한다. 즉 환인과 환웅 사이에 분국에 관한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합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②는 환인의 위치 지정이 있었다. 환인이 삼위태백이라는 장소를 추천했다는 사실을 적시

                 하고 있다. ③은 환웅이 추종자 3천 명과 함께 태백산 아래에서 ‘신시’라는 나라를 세웠다는 것이
                 다. 위 기록만으로도 신시 배달국의 건국 과정은 분국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으므로 부여보다

                 앞선 분국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는 상고시대의 수천 년 역사를 핵심 사항만 정리하여 몇 줄의 압축파일로 남긴 것이

                 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 저술의 목적은 고구려 · 백제 · 신라에서 있었던 일들을 모아 정리한
                 것으로 삼국의 뿌리인 선대 조상에 관해서는 간략하게 다룰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삼국유사』는 옛 기록(古記)이라는 원문(原文)을 가장 단순하게 정리했을 뿐이고 『삼성기』 와 『태
                                                                                                 8)
                        9)
                 백일사』 는 그 원문의 일부를 상세히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삼성기』에는 『삼국유사』의 위 기록을 더 구체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환국 말기에 안파견이 삼위태백을 내려다보며 모두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있는 곳이니, 과연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은가? 하고 물었다. 5가(五加)의 우두머리가 모두 대답하길, “서자에 환

                    웅이란 인물이 있는데 용기와 어짊과 지혜를 겸비하고, 일찍이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세상을 개
                    혁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그를 동방의 태백산으로 보내 다스리게 하십시오”

                    이에 환인께서 황웅에게 천부인 3종을 주며 명하였다. “이제 인간과 만물이 이미 제자리를 잡아
                    다 만들어졌으니, 그대는 노고를 아끼지 말고, 무리 3천 명을 이끌고 가서, 새 시대를 열어 가르침


                 7) 『三國遺事』 古朝鮮 : 古記云, “昔有桓  校勘 188 謂帝釋也.庻子桓校勘 189雄數意天下貪求人世. 父知子意下視三危太
                 校勘 190伯可以弘益人間, 乃授天符印三箇遣徃理之. 雄率徒三千降於太伯山頂 即太伯今妙香山.神壇校勘 191樹下謂之
                 神市, 是謂桓雄校勘 192天王也. 將風伯·雨師·雲師, 而主糓·主命·主病·主刑·主善惡凡主人間三百六十餘事在世理化.
                 8) 『삼성기』는 신라의 승려인 안함로와 행적이 확실치 않은 원동중이 쓴 것을 각각 상권과 하권으로 구분하여 합친
                 것으로 한인․한웅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시발인 환국시대의 안파견환인으로부터 7세 지위리환
                 인까지 3301년의 역사와 신시시대의 거발한환웅으로부터 18세 거불단환웅까지 1565년의 역사를 압축한 것이다.
                 하권에는 신시역대기가 덧붙여 있다.
                 9) 『태백일사』는 연산군과 중종 때의 학자인 이맥이 엮은 책으로, 한국(桓國)․신시시대(神市時代)로부터 고려에 이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신오제본기․한국본기․신시본기․삼한관경본기․소도경전본훈․고구려국본기․대진국본기․고려본기
                 로 구성되어 있으며 삼한관경본기에는 마한세가 상․하와 번한세가 상․하가 담겨있다. 소도경전본훈에는 천부경과 삼일
                 신고를 실어, 한민족의 고유의 종교와 철학 및 문자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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