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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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 분과 1


                 세웠다는 사실은 특별하면서도 고무적인 행태라 할 수 있다.



                   2) 분국의 조건

                   왕권 국가의 건국 과정을 분국으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건국 과정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 왕실과 새 왕실 간에 분국에 대한 평화적인

                 동의와 절차가 있어야 한다. 둘째, 기존 왕실과 새 왕실은 혈연적 또는 계통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야 한다. 분국을 하는 왕은 기존 왕실의 직계 또는 방계 후손이어야 한다. 셋째, 분국하는 국가는

                 반드시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여 건국해야 한다. 즉 기존 왕실이 있던 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도읍을 정해야 한다. 넷째, 국명(國名)의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김해 김가(金海 金家)’

                 종중의 한 지파가 분파(分派)를 하여 문중을 이뤄도 계속 ‘김해 김가’인 것과 같은 연속성이다. 다섯
                 째, 본국과 분국은 불평등한 관계가 아니다. 장유유서(長幼有序)와 같은 전통적 예의에 따른 차이

                 는 있지만, 본가와 분가를 독립체로 보는 것과 같다. 이러한 분국의 조건으로 인하여 본국과 분국
                 은 동시대에 존재하게 된다. 다만 본국의 몰락으로 본국의 정통성이 분국으로 이양되기도 한다.

                 열거한 다섯 가지의 조건을 모두 갖추거나, 평화적인 동의와 절차 및 새로운 도읍지 건설과 국명의
                 연속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한다면 분국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본다. 이러한 분국의 조건을

                 부여의 변천사에 대조해 보면 부여의 역사가 분국을 통해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초가
                                  5)
                 될 수 있을 것이다.


                     2. 분국의 기원




                   부여 분국의 방식은 부여에서 처음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상고시대의 역사에서 기원을 찾을 수
                                 6)
                 있다. 『삼국유사』 에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고기(古記)』에 이르기를, “옛날에 환인(桓因)의 서자(庶子)인 환웅(桓雄)이 천하(天下)에 자주

                    뜻을 두어,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하였다. ①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②삼위태백(三危太伯)
                    을 내려다보니 인간(人間)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한지라,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며 가서

                    다스리게 하였다. ③웅(雄)이 무리 삼천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신단수(神壇樹;神檀樹) 밑



                 5) 부여의 건국 과정을 분국이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시작한 것은 연구자가 처음이다. 기존 학계의 연구와는 출발점이
                 달라서 본 논문에서 선행연구사를 검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6)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함께 고려시대에 편찬된 한국 고대의 역사상을 전하는 귀중한 역사서이다. 『삼국유사』
                 는 왕력(王歷), 기이(紀異), 흥법(興法), 탑상(塔像), 의해(義解), 신주(神呪), 감통(感通), 피은(避隱), 효선(孝善) 등 9편목
                 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사(國師)를 지낸 일연(一然)은 『삼국사기』에서 찾아보기 힘든 불교 관련 사료, 신화, 설화 등을
                 삼국유사에 수록하였다. 『삼국유사』에는 사찬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고증주의를 기반으로 풍부한 한국 고대
                 문화의 다양한 사료가 실려 있다.(출처 : 한국사데이터베이스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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