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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칼럼

민족사학자 이종휘의 역사인식

                                               민족사학자 이종휘의 역사인식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칼럼니스트) 신상구

   국학(國學)은 문학과 철학과 역사를 종합적으로 체계화한 학문이다. 국학의 역사 분야에서 중시하는 책 중의 하나가 이종휘의『동사(東史)』이다.
   이종휘(李鍾徽, 1731-1797)는 조선 후기의 양명학자로 1731년 병조참판을 지낸 정철(廷喆)의 아들로 태어나 공주판관(公州判官)을 역임했다.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덕숙(德叔), 호는 수산(修山)이다.
   그의 개인적 기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우나, 집안이 소론 계열에 속하며, 양명학 학풍에 친밀한 분위기였음을 알 수 있다. 주자학의 폐쇄성을 비판하였으며, 역사서인『동사(東史)』를 저술하였다.
  『동사』는 기전체형식에 따라 본기(本紀)·세가(世家)·열전(列傳)·연표(年表)·표(表)·지(志)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조선과 삼한, 그리고 부여·고구려 계통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것이 특징이다
   이종휘는 양명학적 역사관에 기초한 역사 연구를 통해 독자적인 사학체계(史學體系)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사학(史)과 경학(經)이 표리 관계를 이루며, 서로 날실(經)과 씨실(緯)로 짜여져 하나의 경사(經史)를 이루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홍양호(洪良浩)는 이러한 그의 학문 체계에 대하여 경술(經術)을 체(體)로 삼고 문장과 사학(史學)을 용(用)으로 갖추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한쪽에만 치우쳐서 학문의 전체성과 균형성을 잃어버린 편협함의 오류를 탈피한 것이었다. 또한 그는 옛 역사를 지나간 역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로 말미암아 더욱 빛나는 것이요, 내 마음으로 말미암아 더욱 값지게 전달되는 것임’을 역설하여 역사 인식에서 주체적 정당성을 중시하였다.
   이종휘의 대표적 역사 저술인『동사(東史)』에서는 전통적 역사관을 받아들이면서도, 이를 매우 창의적으로 응용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단군­기자­삼한­후조선으로 이어지는 민족의 기원을 확인하고, 부여·발해를 중시하여 만주 땅을 고토(故土)로 인식하였다. 특히 고구려를 역사 계승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에서 도학적 역사관의 중화주의적 의리사관(義理史觀)과 구별되는 민족사관의 단초를 볼 수 있다.
   또한 역사와 지리를 결합하여 해석하고 고증해감으로써 실학파 역사 연구의 일환으로 중요한 업적이 되었다. 신채호(申采浩)는 그의 역사 인식에 대하여 “단군 이래 조선의 고유한 독립적 문화를 노래했으며, 김부식(金富軾) 이후 사가(史家)의 노예사상을 갈파하였다.”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그는 사회적 모순에 대한 위기의식을 지니고 있었으며, 옛 습속을 개혁하고 국가의 미약한 세력을 강하게 바로잡는 개혁론적 관심, 그리고 과거제도·변경방어 등 제도의 개혁을 추구하는 실학적 사회의식을 보여주었다. 문집으로는『수산집(修山集)』이 있다.
   이종휘는 소론파에 속하며, 소론파 중에서도 양명학자 정제두(鄭齊斗)의 손서(孫壻) 신대우(申大羽)와 가까웠고, 홍양호(洪良浩)·조중진(趙重鎭) 등과도 교유가 있었다. 백부 정걸(廷傑)이 윤증(尹拯)의 문하인 관계로 그의 학통을 계승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고대국가의 강역에 관한 위치비정에 있어서는 대체로 선배 소론학자인 임상덕(林象德)의 설을 따랐다.
   이종휘는 신대우(申大羽), 홍양호(洪良浩), 조중진(趙重鎭) 등 3인의 서(序)와 발을 받아 1803년에『수산집』을 간행하였다. <동사(東史)>는『수산집』속에 포함되어 있는데, 유득공의『발해고』? 서거정의『동국통감』? 안정복의『동사강목』등과 함께 민족사학에서 중시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종휘가 그의 대표 저술인『동사』에 집중적으로 드러내어 강조하고자 한 역사의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부여·예맥·비류·옥저·고구려·백제 등을 단군의 후예로 간주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뿌리에 있어서 단군이 차지하는 혈통 및 문화적 위치를 격상시켰다.
   2. 발해를 말갈계통으로 인식해온 일부 학자들의 견해를 따르지 않고 이를 고구려 유민에 의해 성립된 국가로 설명함으로써 보다 확실하게 발해사를 한국사로 편입시켰다.
   3. 우리나라의 고대문화는 기자로부터 중국의 이상시대인 3대의 문화가 유입되어 소중화로서의 높은 문명단계로 진입했고, 이어 삼한·고구려·발해로 이어짐으로써 우리는 명나라의 멸망 이후 동아시아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화국가라 자부할 수 있는 문화국가가 되었다.
   4. 압록강 이남으로 축소된 이후의 우리나라 강토도 제주도까지 포함시켜 볼 때 폭원(幅員)은 1만 리에 이르고 지방(地方)은 6,000리에 이르므로 결코 소국이 아니며, 그 안에는 중국이 갖추고 있는 기후·풍토·산물의 다양성이 있어 하나의 독립된 천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 역사도 중국천자만이 칭하던 본기라는 서술방식을 따를 수 있다.
   5. 미래의 과제로는 단군 이래 우리의 영토였던 만주지방, 특히 요심(遼瀋)지방을 다시 수복함으로써 문화적인 면에서의 소중화로서 그칠 것이 아니라 영토면에서도 대국으로 부상해야 한다.
                                                       <참고문헌>
   1. 김철준,「수산(修山) 이종휘(李種徽)의 사학(史學)」,『동방학지』15, 1974.
   2. 유명종,『한국(韓國)의 양명학(陽明學)』, 동화출판공사, 1983.
   3. “이종휘(李鍾徽), 네이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2016.1.9.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1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 등 65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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