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칼럼
6천년전 인류최초 예술품 ‘옥기’를 만든 민족
6천년전 인류최초 예술품 ‘옥기’를 만든 민족
홍산문화는 20세기초 인류학자이며 고고학자인 도리이 류조(鳥居龍藏)에 의해 적봉시에서 발견되었다. 그 후, 프랑스 고고학자에 의해 재발견 되는 등 금세기 최고의 문화유산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적봉시가 전통 중국인이 살고 있는 만리장성 안에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이족이 살고 있었던 권역으로 일찍이 중국 역사학회에서는 많은 관심이 없었다는 것.
그러나 홍수를 비롯한 자연재해와 지역개발로 많은 옥기들이 출토되었으며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대적인 발굴 작업이 진행되었고 우하량 일대에서 20여 기의 적석총 묘가 발견되기도 했다.
길이 150m, 넓이 80m가 넘는 대형묘를 비롯 수많은 옥기들이 사라진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으나 토기로 만든 악기, 돌로 만든 타악기, 옥으로 만든 장식품이 쏟아져 나왔다.
놀란 중국 당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계획을 세워 만주지역을 철저히 조사하게 되었다. 그 결과, 동이족은 황제족으로 중국의 문화를 빛낸 위대한 중국민족으로 탈바꿈했고 요하문명의 발상지, 즉 중국문화의 뿌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같은 민족인 우리 고구려 역시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에 속하게 되었다.
중국은 1983년, 홍산이 자리잡고 있는 이 일대를 홍산문화(紅山文化)라 칭하고 국제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중국 고대문명의 발상지로 성역화하는 작업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선전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그러나 역사학자가 아닌 고미술 애호가로서 매장문화는 그 민족의 뿌리임을 전제해보면 중국 한족 거주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적석총, 돌을 얇게 쪼개 만든 관 등은 고조선, 고구려 고유의 풍습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중 일부는 일본은 물론 중국 한족에게 까지 전파되어 오늘날 중국 의 옥문화(玉文化)를 발전시키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홍산문화(紅山文化)의 핵(核)인 아름다운 옥기들이 지금으로부터 5천~6천 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모두에서 밝힌바와 같이 당대 최고의 고대유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귀한 보물들이 1960~70년에는 수출입상을 통해 해외로 아주 싼 가격에 유출되었으며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유럽 등지에서 접할 수 있었는데 귀국 후 한국에서도 상당한 양을 발견하기도 했다.
지금은 중국에서 많은 모조품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판매까지 하고 있지만 30~40년 전에는 아무도 유물적 가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에 비교적 저렴한 값에 구입하게 된 것은 큰 행운 중 하나이다.
우리는 홍산문화가 우리 선조들의 활동 무대였던 내몽고(內蒙古) 지역에서 출토되었다는 사실에 국가적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홍산문화 옥기의 형태는 매미와 각종 곤충, 독수리, 산짐승, 사람 등 다양하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오늘날 현대기술로 가공해도 쉽지 않은 놀라운 수준의 예술품들이다.
서울홍산문화 박물관에는 높이가 약 140cm의 청옥으로 만들어졌으며 무게는 약 300kg에 달하는 대형 조각품도 있다. 이런 규모의 것은 아마도 당시 신전이나 또는 왕의 무덤에서 발견된 것이 아닌가 사료된다.
그 외에도 600여 점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이런 옥기들이 선조들이 만든 한민족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깊이 깨닫고 역사, 고고학자들은 홍산문화에 많은 관심과 연구가 병행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소중하게 여길 때 외국인도 우리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며 문화민족으로서 인정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가장 짧은 시간에 세계적 스타가 된 싸이를 비롯해 세계 피겨 스케이트 여왕 김연아, 소녀시대 등 한국인 특유의 문화유전자(밈)는 벌써 수십 년전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동력임에 큰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
이제, 정전(停戰) 6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홍산문화의 주인공이며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면 이룰 수 없는 한민족의 문화적 우수함을 되새겨 보자. 홍산문화가 우리 선조들이 이룩한 찬란한 문화이며 아시아문명의 시원(始原)임을 증명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 모두가 담당해야 할 과제다.
▲ 김희일 서울홍산문화중국도자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