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대한사랑 14호(2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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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보다 더 오래된 책이 있었음이 알려졌는데, 이름하여 『남명천
             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입니다. 당나라 현각 스님이 지은 ‘증도가’

             를 송나라 남명선사 법천이 해설한 해설서로, 책의 내용은 스님들이 독송
             을 해서 중생의 번뇌를 덜어주는 선불교의 지침서입니다. 성철스님도 젊은

             시절 이 책을 읽고 출가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제작연대는 약 고려 고종 때인 1239년으로 추

             정됩니다. 1239년은 고려 왕조가 강화도에 천도한 지 7년이 지난 어수선
             한 시점입니다. 처음엔 목판본이라고 알려졌다가, 책의 활자의 모양과 흔
             적 등을 토대로 뒤늦게 금속활자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우리나

             라에는 삼성출판박물관, 공인박물관, 대구(개인), 국립중앙도서관 일산문고
             등에 소장본이 있습니다. 학계에서 치열하게 논쟁 중인데, 『남명천화상송

             증도가』가 고려 금속활자 인쇄물이라는 것이 인정되면, 이것이 세계 최고
             (最古)의 금속활자본이 되는 것입니다.
               1239년에 제작된 『남명천화상송증도가』 공인본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직지심체요절』(1377)보다 138년, 『구텐베르크 성서』(1455)보다 216년 앞
             섭니다. 이는 금속활자 인쇄기술이 한국에서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되었

             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한국 인쇄기술의 독창성과 세계사적 중요
             성을 다시 한번 분명히 각인시켜 줍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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