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월간 대한사랑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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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6
이익환 : 예. 지난 2008년에 서울에서 열린 제18차 <세계언어학자대회>의
조직위원장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2003년 한국어학회 회장으로 있을 때
준비위원회를 꾸려 개최 계획서를 마련하고 신청을 했는데요. ‘5년 후의 지
원’에 대한 약속을 받는 일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다섯 대륙을 돌면서 5년
마다 열리는 대회인데요. 아시아에서는 1982년 도쿄 이후에 26년 만에 서
울에서 열리게 된 거죠. 여하간 처음으로 세계 구석구석의 언어학자들이 한
국에 왔는데, 1,200명이 와서 96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행사였습니다.
최원호 : 대단한 규모의 대회였네요. 당시 대회 기간 중에 한국어를 공식 언
어 중의 하나로 썼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하게 훈민정음에 대해서 발표하는
시간도 있었다구요.
이익환 : 그렇습니다. 그 학술대회는 1928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창립된 학
회거든요. 지금도 본부는 네덜란드에 있고요. 그때는 프랑스어가 영어보
다 훨씬 권위 있고 힘이 있던 언어였어요. 학회 이름도 지금까지 프랑스어
로 된 이름입니다. 맨 앞에 대회를 ‘Congrè’라고 쓰는데, 불어거든요. 자연히
발표언어는 불어와 영어였죠. 그런데 한국에서 하니까 한국어를 넣자고 제
안을 했어요. 그게 받아들여져서 한국어도 공식 언어로 했고요. 훈민정음이
세계적으로 훌륭한 문자 창제 사례여서 그것에 대한 세션도 넣고 그렇게 했
지요.
최원호 : 한국어와 한글의 우수성을 언어학자들에게 알리는 좋은 시간이 되
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평생 언어학자로 연구와 교수에 전념해
오셨는데, 이암 선생의 학술진흥단체인 <행촌학술문화진흥원>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이익환 : 언어공부를 하다 보니 언어의 역사, 기원, 그리고 옛날의 역사에 관
심이 가서 역사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근데 역사에 대해 학교에서 배웠지
만 고대 역사는 제대로 알 수가 없더라구요. 그런데 우연히 『환단고기』를
알게 됐어요. 그리고 『환단고기』와 관련을 맺기 위해 학술단체조직인 <행촌
학술문화진흥원>에 몸을 담게 되었죠. 그런데 『환단고기』를 발간하신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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