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월간 대한사랑 5월호

주목할 논문

왜 거란은 고려를 침공하였나?

-경제적 관점으로 바라보다

글 신민식 박사 (융합고고학)

1. 거란 침공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6주를 차지하기 위함

고려는, 여진을 내쫓고 압록강 동쪽의 280리 영토를 장악하는 대가로
1)
거란과는 친교를 하면서 송과는 관계를 단절하는 외교협상을 맺었다. 하
지만, 거란은 993년 1차 침입 시 소손녕이 서희와의 외교를 맺었던 때와
달리, 2차~6차 침공 때는 외교적인 협상이 아닌 전쟁을 단행했다. 이처럼
1차 때와 2차, 3차 거란의 입장은 달라졌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첫째, 거란은 993년 1차 침입 후 외교적인 성과로 고려가 송나라와 군

사동맹을 맺는 경로를 차단한 뒤에 송을 침공해 전쟁에서 이겼다. 그 결과
로 요나라 성종은 1004년에 송나라와 전연지맹(전연에서 맺은 화친맹약)을 맺

었다. 그럼으로써 송나라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고려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즉 거란은 송나라와 전연지맹을 맺은 후, 거란의 뒤쪽

세력인 송나라에 대한 위험이 사라져 고려를 침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둘째, 서북계의 지정학적 위치에서 오는 경제적인 이유이다. 고려 서북

계 6주 지역은 말을 키울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는데,
이곳은 요하 동쪽의 지역으로 밀·수수·옥수수·보리·콩·잡곡 등이 왕성하게

재배되어 말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었다.
즉, 이 지역은 대량으로 말을 성장시킬 수 있는 ‘말 농장’의 역할을 할 수

1) 『遼史』 卷13 本紀13 聖宗4 統和 11年
春正月 丙午 高麗王治遣朴良柔奉表請罪, 詔取女直鴨淥江東數百里地賜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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